[칼럼]동의보감 숙면법과 전자파 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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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동의보감 숙면법과 전자파 불면증
  • 박종운 공덕한의원장
  • 승인 2016.07.15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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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의 한방 인문학 (11)>건강한 숙면을 위한 여섯 가지 방법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종운 인천 공덕한의원장)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동의보감’은 지극히 평범한 여섯 가지 방법을 권하고 있다. 

첫째, 반드시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고 자라. 이렇게 하면 심기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만약 몸을 펴서 누우면 헛것들이 몰려든다. 공자가 죽은 사람처럼 하고 자지 말라고 한 것은 이를 말한 것이다. 보통 하룻밤 잘 때 다섯 번 정도 돌아눕는 것이 좋다.

둘째, 밤에 잘 때는 늘 입을 다물고 자라. 입을 벌리고 자면 기운이 입에서 빠져나가고, 사기가 들어와서 병이 생기기 때문이다.

셋째, 더울 때에는 얇은 이불을 덮고, 추울 때에는 두텁게 덮어라. 밤에 잘 때 편안하지 않은 것은 이불이 두터워 열이 몰렸기 때문이므로, 이때는 빨리 이불을 걷고 땀을 닦은 다음 얇은 이불로 갈아야 한다. 반대로 추울 때에는 더 덮어야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

넷째,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으면 조금 더 먹고, 배가 불러 잠이 오지 않으면 반드시 차를 마시거나 조금 걸어 다니다가 누워라.

다섯째, 잠을 잘 때에는 등불을 꺼라. 등불이 켜져 있으면 정신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여섯째, 손을 가슴에 올려놓고 자지 마라. 그러면 반드시 가위눌리어 잘 깨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 가위눌렸을 때에는 불을 켜지 말고, 앞에 가서 갑자기 부르지 말며, 가슴 위에 올린 손을 내려준 다음 천천히 불러 깨워야 한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숙면법에 하나 더 추가할 게 있다. 휴대전화와 거리를 두는 거다. 휴대전화 전자파에 자주 노출되면 편안한 잠에 방해가 된다. 최근 휴대전화 전자파가 불면중 외에도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독성물질프로그램(NTP)'이 쥐를 휴대전화 전자파에 정기적으로 노출한 결과 일부에서 불면증과 종양이 유발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전자파를 실험 대상 쥐에 10분간 노출하고 10분간 중단하는 방식으로 하루 9시간씩 2년 동안 연구를 진행했다.

필자는 30년 넘는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불면증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요즘에는 첨단 기계나 고가의 의료장비에 의존하는 추세이나, 검사상 아무 소견이 없는 경우도 흔하다.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복진이나 망진 등의 한의학적 진단이 요긴한 경우가 많다.

최근 진료한 48세의 남성은 보증으로 거의 모든 재산을 잃고 화병이 생겨서 잠을 못자는 환자였다. 머리로 열이 뜨고 잠을 못자며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검붉은 상태다. 숨이 차면서 흉부에 통증까지 생겼다.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등뒤가 바늘로 찌르듯이 아픈데 다리는 시리다 못해 겨울에 난로에 쪼이고 있다가 양말이 타도 모를 정도여서 화상을 입기도 하였다.

필자는 수승화강을 목표로 처방하였고 결과는 숙면이다. 정신적인 충격으로 불면증이 된 환자였다. 한의학적 진단이 위력을 발휘해서 무척 보람있는 케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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