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xit④]브렉시트? 그게 뭔데?…직구시장 체감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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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xit④]브렉시트? 그게 뭔데?…직구시장 체감 無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07.17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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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지난달 24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확정으로 환율이 요동치면서 해외 직구(직접구매)족들의 촉각이 곤두섰다. 환율 변동 여파에 따라 직구시장 희비도 갈렸다. 브렉시트 이후 중국 직구족은 위안화 약세로 수혜를 입었지만 국내 직구시장에 미친 후폭풍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여론이다.

▲ 영국 직구 사이트 ‘아소스’ 홈페이지. 브렉시트 결정 후 직구족들이 몰려 한때 접속이 마비됐다. ⓒ아소스 홈페이지 캡처

한때 영국 직구 사이트 마비

# “환율이 어떻게 될지 몰라 미뤄둔 상품을 모조리 결제했다.” “일본 직구를 많이 하는데 환율 때문에 걱정이다.” “당분간 미국·일본 직구는 보류하고 영국 직구로 갈아타야겠다.” 

브렉시트가 발표되기 직전 해외직구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들이다. 직구족들의 예상대로 브렉시트 발표 직후 환율이 출렁이면서 관련 시장에는 크고 작은 여파가 나타났다. 

우선 파운드화 폭락으로 국내외 직구족들이 버버리 등 명품부터 다이슨 등 가전제품의 영국 제품 구매를 위해 영국 직구 사이트로 몰려들었다. 영국의 유명 쇼핑몰 ‘아소스’는 전 세계 직구족이 몰려들어 지난달 24~25일 사이트 접속이 마비됐다. 

지난 15일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에 따르면 브렉시트 결정 이후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영국에서의 직구 건수는 6월 첫 주(567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1087건을 기록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직구를 이용한 소비가 증가한 것은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브렉시트 3주 전인 6월 4~10일 일주일 간 직구 결제 건수는 567건, 2주전인 6월 11~17일에는 660건, 1주전인 6월 18~24일에는 758건으로, 브렉시트 발표가 가까워질수록 영국 직구 건수가 점차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브렉시트 이후 특히 호재를 맞은쪽은 중국 직구족이다. 파운드화가 폭락하자 중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영국 제품을 값싸게 사려고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30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면서 중국 위안화 대비 10% 가까이 떨어졌다. 

1억7000만여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대형 온라인 쇼핑 플랫폼 징둥(京東)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발 빠르게 ‘영국몰’을 개설했다. 징둥 영국몰에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위스키인 조니워커, 의류 브랜드 막스앤드스펜서, 신발 브랜드 클락스, 유제품 브랜드 카우앤드게이트 등 소비재와 전자 제품까지 준비돼 있다. 

유럽제품 온라인구매 사이트인 양마터우(洋碼頭)의 판매량은 브렉시트 투표 이후 평소보다 2배 늘었다. 회사 측은 유럽이 현재 여름 세일 중인 데다 파운드화 하락까지 겹쳐 영국 제품을 사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주로 많이 팔리는 제품은 4000~6000위안(한화 108만원) 대이며, 온라인 구매자의 70%는 가격이 9만8000위안에 이르는 에르메스 켈리백을 포함해 고급 핸드백을 주로 구매했다. 

온라인 쇼핑몰뿐만 아니라 구매대행업체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영국 제품 구매대행업체’ 검색 건수가 지난달 17일부터 21일 사이에 175% 증가했으며 브렉시트 투표결과가 나온 지난달 24일 정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국내 관련 업계는 영향 미미

이에 반해 국내 입장에서는 브렉시트가 성장세인 국내의 중국 역직구 시장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국내 상품이 상대적으로 직구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브렉시트로 인해 직구·역직구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은 과대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일례로 한때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일본 엔화가 치솟으면서 일본 직구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엔화는 점차 브렉시트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파운드화 역시 메이 총리 취임을 앞두고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브렉시트 이후 직구 시장 변화에 관해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소셜커머스의 한 관계자는 “주 사업은 국내 시장이고 아직 역직구 관련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라 브렉시트 영향은 실제로 체감하진 못한다”며 “오히려 관련 국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과거 중국의 관세 정책으로 역직구 시장 성장에 장애물이 된 적은 있다”고 말했다. 

해외 배송대행 업체 관계자도 “환율은 매번 변동이 있기 때문에 브렉시트로 인해 그렇게 와 닿는 것은 없다”면서 “올 초 유로화가 급락했을 때에 비하면 그렇게 심하지 않은 데다 직구 시장 자체가 초기처럼 획기적인 이슈가 없고 대중적이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브렉시트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앞으로도 미리 준비된 시나리오를 두고 대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덕 구르 아마존 영국 대표는 지난 7일 현재까지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매출은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사업은 평소 수준만큼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직구 사이트를 운영 중인 A씨는 “브렉시트 발표를 앞두고 혼란을 막기 위해 아마존 등 사이트에서 일부 영국 상품 판매를 미리 막은 것으로 안다”며 “그때 당시 상품을 팔지 못해 약간의 피해는 있겠지만 충분히 상황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직구 시장에 브렉시트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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