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여름철 '뱀' 발견 시 반드시 '1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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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여름철 '뱀' 발견 시 반드시 '119' 신고
  • 글 이성촌 구조대장/정리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7.17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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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촌 구조대장의 출동 이야기(9)>독사 교상 응급처치법을 알려드립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글 이성촌 구조대장/정리 박근홍 기자)

아!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이 있었을까. 요즘 주위에선 덥다는 아우성과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내만이 가득하다. 이런 날씨에서 한낮의 출동은 우리 119 대원들을 여간 힘들게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여느 때와 같이 수차례 말벌집 철거 출동으로 바쁜 하루, 뉘엿뉘엿 해가 서산으로 질 무렵 한 건의 지령이 떨어졌다.

“OO동 동물구조 출동 뱀 출몰, 포획 요청”

‘뱀’이다. 내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녀석이다. 시골에서 자란 탓에 어렸을 때부터 많이 접했던, 그리고 군 생활 시절 생존훈련 과정에서 나의 소중한 식량이 됐던 바로 그놈. 뱀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다보니 어느새 현장에 도착했다. 얼마나 놀라셨는지 신고자 아저씨가 사색이 된 얼굴로 우리들에게 다급히 외쳤다.

“아저씨, 얼른 좀 잡아주세요! 아니, 제가 거실로 들어가려고 신발을 벗는데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게 아닙니까? 지금 방에 딸아이가 있어요. 무서워서 나오지도 못하고 벌벌 떨고 있습니다. 어서 저 뱀 좀 잡아줘요.”

▲ 출동 현장에서 뱀을 포획한 서울 은평소방서 이성촌 현장대응단 구조1대장 ⓒ 은평소방서

현관문을 열고 신발장 부근을 이리저리 살피는데, 제법 커 보이는 뱀이 꿈틀대고 있었다. 보아하니 독이 있는 뱀이 아닌 수사(水蛇, 물뱀)인 것 같았다. 집게를 이용해서 포획을 시도했다. 머리 부분을 콱 움켜쥐자 이놈이이 긴 꼬리를 축 늘어뜨렸다. 1m는 족히 더 돼 보였다. 신고자 아저씨는 그제서야 안심했는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셨다.

포획한 뱀을 어찌할까 곰곰이 생각했다. 함께 출동한 대원들과 논의 끝에 “그래, 독 없는 뱀인데 야산에 방생하자”는 의견일치를 보고 인적이 뜸한 야산으로 올라가 풀어주고 귀서했다.

시민들 대부분은 미관상 보지 좋지 않아 뱀을 피하기 마련이지만, 이를 보신용으로 생각하는 일부 시민 가운데는 포획하려다 뱀에 물려 병원 신세를 지는 분들이 종종 있다. 서울 부근에 서식하는 뱀들은 대부분 독이 없는 편으로 알려졌지만 한 번의 잘못된 판단이 큰 변고가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무리하게 뱀을 잡으려고 해선 안 될 것이다.

부디 이런 생각일랑 접어 두시고, 뱀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119에 신고를 해 우리 대원들의 도움을 받길 당부 드리고, 또 부탁드린다.

독사에 물렸을 시 응급처치 방법

일단 흥분한 환자가 몸을 자꾸 움직이면 독의 전파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물린 부위를 즉시 물로 깨끗이 씻어내고, 폭이 넓은 청결한 천으로 물린 부위에서 5~10cm 위쪽을 묶어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적당한 압력을 가해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피가 통하지 않게 하면 안 된다. 몸으로 되돌아가는 정맥피를 막되, 동맥피는 어느 정도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앞선 조치를 완료한 후 물린 부위를 부목으로 고정한 다음, 상처를 심장보다 낮게 해서 독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막는다.

흔히 독사에 물리면 입으로 빨아내는 게 능사라고 알고 있는데, 교상 초기에 중독 증상을 보이거나 병원까지 30분 이내에 이송이 불가능한 경우 뱀에 물린지 15분 이내에 상처를 빨아내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직 확인된 사항은 아니다. 특히 입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시행하면 구조자의 몸에도 독이 흡수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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