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xit⑤]뒤숭숭·울상·위기…산업계 전반 '긴장'
스크롤 이동 상태바
[Brexit⑤]뒤숭숭·울상·위기…산업계 전반 '긴장'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7.18 0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

국내 산업계가 브렉시트 결정이 난 지 3주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뒤숭숭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은행마저 브렉시트 여파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를 우려,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7%로 0.1% 포인트 낮추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는 브렉시트에 따른 수출 시장 피해 우려와 함께 그 영향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브렉시트가 미칠 영향력에 대해 각 업종마다 차이가 있는데다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존재하는 모습이다.

브렉시트 여파 미미? '한숨'돌린 자동차 업계

각 산업군마다 브렉시트 영향으로 인한 피해를 추산하고자 분주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는 그나마 한숨 돌리는 눈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브렉시트 결정에 따라 영국 수출 제품에 대한 불이익을 우려하면서도 영국 외 유럽 국가들에서는 판매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존, 그 여파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영국 내 생산 공장을 둔 일본차 브랜드와 비교해 완성차 수출 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구조를 띄게 된다. 그러나 동유럽 국가인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생산 공장을 뒀다는 점에서 영국을 제외한 유럽 지역 내에서는 일본차 대비 자유무역협정 혜택을 유지, 경쟁력을 가지는 구조가 형성된다.

게하르트 사바틸 주한 EU 대사 역시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EU FTA 5주년 간담회' 자리에서 브렉시트는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영국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는 일본차 브랜드가 브렉시트에 따라 향후 유럽연합 회원국에 완성차 수출 시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내다 봤다. 결국 브렉시트가 정식 발효되더라도 한국이 영국과 EU 모두와 어떠한 관계를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801만 대를 달성한 현대·기아차의 영국 수출 물량이 고작 16만7000여 대, 2.1% 비중에 그쳤다는 점은 브렉시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업계도 장기적 관점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전까지 2년 이상이라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어 아직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 미칠 파장을 논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의 완성차 수요가 유럽 내 20%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수출 시장 자체가 다소 위축될 수도 있다"며 "다만 가장 큰 라이벌인 일본차 역시 브렉시트 발표 이후 지속된 엔고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 한국차의 수요 이탈을 완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가 공식화되기 전까지 영국과의 FTA 체결 등 관세 협정이 이뤄질 수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브렉시트 그늘에 해외수주 '빨간불'

건설업계의 경우에는 브렉시트로 인한 해외 수주 감소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최근 브렉시트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며 달러화는 강세, 유로화는 약세를 보임에 따라 유럽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시장 내 사업권 확보를 위해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 입장으로서는 유로화 약세를 등에 업은 유럽 건설사들과의 수주 경쟁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됐다.

실제로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액은 152억 달러로 집계 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에 그친 수준이며 중동 지역 역시 32% 줄어든 47억 달러로 나타났다.

결국 저유가 기조로 인한 해외 시장 자체의 일감 역시 줄어드는 상황에서 브렉시트까지 겹치며 신성장 동력을 찾아 나선 국내 기업들의 여건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에는 환율 변동에 따른 해외건설 동향 파악은 물론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선 것.

이들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증가가 발주사의 자금 사정을 악화시켜 사업 발주 연기나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주시하고 있다. 또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사정 역시 악화될 경우 국내 건설 시장의 위축을 불러 올 수 있어 건설업 전반의 하락세가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업계는 단기적 영향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인한 저유가, 유로화 약세가 중동 수주 감소와 그 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 시장에서의 발주마저 줄어드는 등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2017년까지도 건설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기 힘들 것이란 전망마저 잇따르고 있어 브렉시트에 따른 장기적 영향력과 그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브렉시트 쇼크에 딜러가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철강·조선, 브렉시트 파고마저 덮쳐 '첩첩산중'

이미 구조조정 이야기가 오고가는 철강·조선업종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브렉시트까지 겹치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유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조선업은 브렉시트로 인한 저유가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을 높아짐에 따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조선업계는 수주 가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속한 자구안 이행으로 불황을 견디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브렉시트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분명한 점은 브렉시트가 글로벌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 고객사들의 발주 여건마저 악화시키고 있어 조선업이 올해 수주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또한 자구안 마련과 구조조정에 분주한 조선업계가 브렉시트 대책 마련에는 미진한 점 역시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몸살에 노조 파업까지 겹친 조선업이 브렉시트 영향으로 수주 가뭄 장기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침체된 경기를 반등시킬 소재가 전무한 상황에서 브렉시트는 조선업에 고통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철강업계도 브렉시트 여파에 긴장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의 영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0.5%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영향권에는 있지 않지만 국산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는 브렉시트로 중국 위안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경우 중국산 철강재와 국내 철강사 제품 간의 가격 격차는 더 벌어져 국내 철강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 봤다.

더불어 강관 제품의 경우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에서 브렉시트로 인한 저유가 흐름이 이어진다면 관련 업체들의 매출 감소도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 수출 물량이 적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브렉시트로 인한 경기 침체와 저유가 등의 간접적 영향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브렉시트 파장에 더욱 기민하게 움직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