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정치인 박근혜와 품격없는 친박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깨끗한 정치인 박근혜와 품격없는 친박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7.20 1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친박, 서청원 행보 보며 자성 필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뉴시스

새누리당이 친박계의 전횡(專橫) 논란으로 시끄럽다. 윤상현, 최경환 의원 등 현 친박계의 ‘실세’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부분이 요지다. 청와대는 반응하지 않고 있으나, 박 대통령도 한 데 엮여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과연 박 대통령과 친박계를 한 데 엮을 수 있을까. 박 대통령이 ‘깨끗해서’, 혹은 ‘비리가 없어서’ 지지했다는 구(舊)친박계의 증언과, 대통령이 공천권을 휘둘렀다는 일종의 ‘권력비리’논란을 야기하는 현 친박계는 이미 멀어진 것은 아닐까.

“현재 가장 깨끗한 정치인은 박근혜” - 2011년 故 김동영 전 장관의 보좌관이었던 신용선 고문 인터뷰 中

“YS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를 도운 건 그가 깨끗하기 때문” -2012년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 인터뷰 中

“아마도 친인척 비리가 없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 - 2014년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 인터뷰 中

과거 상도동계에 몸담고 있다가 친박계가 된 정치인들은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입을 모아 이처럼 말했다. 박 대통령을 돕는 이유, 자신이 친박계에 있는 이유는 깨끗한 정치인이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민주화의 총본산에 몸담던 이들이, 박 대통령의 그러한 ‘깨끗함’을 바라보고 정적(政敵)의 딸 박 대통령을 돕는 친박계가 됐다고 전한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현 시점에서 마지막까지 박 대통령에게 의리를 지키면서, 품격을 손상시키지 않고 있는 이 역시 상도동계 출신인 서 의원이다. 서 의원은 친박연대를 만들며 치명상을 입었던 친박계를 되살렸고, 이후엔 자신의 정치적 무게감과 별개로 박 대통령을 돕는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2014년 전대 출마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국회의장직을 노리며 명예로운 정치생활 마무리를 꿈꾸던 그는 이번에도 친박계의 강한 요청에 전대 출마를 고려하다가, 악재가 연이어 터지자 스스로 고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최경환 의원, 현기환 정무수석 등은 현 친박계의 핵심 인사로거론되는 인사들이다. 이들은 “정무수석하고 (최)경환이 형하고 나하고, 대통령 다 그게 그거”, “나와의 약속이 대통령과의 약속” 등의 발언이 녹취, 공개되며 파장을 불렀다.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며 시선이 청와대로 쏠리기 시작했다. 주요 언론들은 사설 등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거나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개입됐는지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품격 손상을 넘어 레임덕으로 직결될 수도 있는 사안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깨끗한 정치인’ 박 대통령의 이미지에도 심각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의 개입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벌어진 상황만으로도 박근혜 정부에는 충분한 충격이다.

여권 정계의 다양한 인사가 친박이었다가 사라지고, 또 새로이 생겨났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과 현 친박계가 이미 선거 전 ‘차단’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금의 친박은 과연 박 대통령을 돕던 그 과거의 친박일까. 비리 없는 박 대통령을 바라보고 온 사람들이라기엔, 너무 품격이 없지 않은가. 박(朴) 대통령과 현 친박(親朴)을 한 번 따로 떼어놓고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 시점에 무작정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하기보단, 그의 깨끗함만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