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쉐이크쉑 국내 상륙에 인파 ‘북새통’…출발은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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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쉐이크쉑 국내 상륙에 인파 ‘북새통’…출발은 ‘대박’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07.22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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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전부터 1500명 대기…가격 논란 등 난관 남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22일 쉐이크쉑 강남점에서 관계자들이 그랜드 오픈 기념 테이프 컷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마크 로사티 쉐이크쉑컬리너리디렉터, 마이클 칵 쉐이크쉑 글로벌 사업 부사장, 랜디가루티 쉐이크쉑 CEO,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허희수 SPC그룹 마케팅전략실장, 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황재복 파리크라상 부사장) ⓒSPC

대서(大暑)도 물리친 쉐이크쉑 열기

미국 명물 버거브랜드 ‘쉐이크쉑’ 국내 1호 강남점이 22일 오전 11시 공식 오픈했다. 개장 전부터 1500여명의 대기자들이 매장 건물 뒤편 골목까지 300m 넘는 줄을 이뤄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기 고객들은 쉐이크쉑 측에서 제공한 선글라스를 쓴 채 각자 들고온 부채, 미니 선풍기 등으로 더위를 달래는 모습이었다. 주로 20~30대의 젊은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인파에 놀란 행인들은 “무슨 일이 있냐”며 기자에게 묻기도 했다. 지나가는 버스에 탄 시민들도 고개를 돌려 인산인해를 이룬 진풍경을 바라봤다. 취재진뿐만 아니라 개인 인터넷 방송을 하는 BJ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오픈 전에는 매장 앞에서 기념 합주 공연을 열어 한껏 흥을 돋웠다. 이어 다양한 국적의 매장 직원들이 쉐이크쉑 특유의 박수를 치면서 나와 구호를 외쳤다. 밝고 활기찬 분위기의 쉐이크쉑 문화가 국내에 그대로 옮겨진 듯했다. 

쉐이크쉑 강남점 첫 손님은 고등학교 3학년생 김대환(19)씨였다. 김씨는 “경북 의성에서 올라와 어젯밤 10시부터 줄을 서 오픈을 기다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전 10시 40분경 줄 뒤편에 서 있던 권모(20)씨는 “아침에 30명 정도 줄이 서 있다는 소식만 보고 나왔는데 인파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도 “치즈가 들어간 감자튀김과 버거를 먹으려고 생각 중인데 기다렸다가 꼭 먹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쉐이크쉑 강남점에는 오픈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늘어서 매장 인근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사오늘

오전 11시 매장 문이 열리고 입장이 시작됐다. 직원들은 손님 한명 한명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반갑게 맞았다. 매장 직원들의 밝은 미소와 인사는 눈에 띄었지만 정작 버거 내용물에 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매장을 찾은 이모(31)씨는 “스모크쉑을 주문했는데 미국에 있을 때 먹었던 것과 맛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3시간여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모(25)씨는 “패티가 부드럽고 육즙도 풍부한 것 같다”며 “주변에서 맛이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맛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새벽 5시 30분에 도착해 6번째 손님으로 입장했다는 방모(30)씨는 전체적으로 맛이 짜다며 혹평했다. 

방씨는 “원래 이게 미국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모두 짜서 좋은 인상을 못 받았다”며 “다시 오기엔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매장 직원들이 손님의 요구에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다. 방씨가 메뉴가 짜다며 물을 부탁하자 직원들은 “죄송하지만 매장에서 판매하는 물을 사 드시라”며 “다음에 오실 때는 맛을 개선하겠다”고 응대했다. 

방씨는 “주문대 앞에 인파가 저렇게 많은데 물을 사 마시라는 건 무책임한 태도”라며 “문제 해결은 해주지 않고 죄송하다는 말뿐이다. 손님에게 ‘다음’이 어디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쉐이크쉑 매장에서는 미국 쉐이크쉑과 동일하게 물이 따로 제공되지 않는다. 미국 쉐이크쉑 본사와 가맹 계약 시 국내 매장에 메뉴, 콘셉트 등을 그대로 들여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필요할 경우 매장에서 판매하는 생수를 1000원에 구입해야 한다. 

SPC 관계자는 “미국은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문화인데 우리나라 고객에게 수돗물을 제공할 수는 없어서 생수를 판매하고 있다”며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물을 제공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버거 가격 놓고 의견 ‘분분’ 

▲ 쉐이크쉑 국내 1호점이 22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 오픈한 가운데 쉐이크쉑 컬리너리디렉터인 마크 로사티와 모델들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SPC

버거 가격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프리미엄 수제버거라는 콘셉트를 감안하더라도 국내 소비자 정서에는 맞지 않다는 비판과 다른 업체 수제버거와 비교해 봐도 과하게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반박이다. 

공개된 가격을 살펴보면 ‘쉑버거’ 6900원, ‘스모크쉑’ 8900원, ‘슈룸버거’ 9400원, ‘쉑 스택’은 1만2400원이다. ‘감자튀김’은 레귤러 사이즈 3900원, ‘쉐이크 음료’는 레귤러 사이즈 5900이다. 세트 메뉴가 따로 없어 햄버거와 음료, 감자튀김을 모두 시킬 경우 최소 1만6700원에 이른다. 

이에 국내 햄버거 시장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고가의 수제버거 브랜드가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토종 프랜차이즈 크라제버거와 일본 모스버거도 비싼 가격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실패한 바 있다. 

방씨는 “햄버거 더블패티와 프렌치프라이 하나, 음료 2개를 주문했는데 2만5000원이었다”며 “보통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다는 버거킹에서도 세트 메뉴를 8000~9000원 내외에 판다. 2만5000원이면 다른 버거 프랜차이즈 세트 메뉴 3개를 먹을 수 있는 가격”이라고 꼬집었다. 

정모(32)씨도 “거의 피자, 치킨 1판이랑 비슷한 가격인데 아무리 수제버거라고 해도 너무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급 레스토랑을 추구하는 만큼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의견도 맞선다. SPC 측도 쉐이크쉑이 단순 햄버거를 판매하는 곳이 아닌 브랜드 특유의 분위기와 공간을 제공하는 매장이라는 입장이다. 

권씨는 “맥도날드에 비해서 좀 비싼 것 같긴 한데 맥도날드 수제버거도 한번 먹을 때 1만원 이상이 필요하다”며 “쉐이크쉑이 과하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쉐이크쉑은 미국 외식기업인 ‘유니언 호스피탤러티 그룹’의 회장인 대니 마이어가 지난 2001년 시작한 버거 브랜드로, 최상급 식재료와 세심한 서비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미국 전역 및 세계 13개국에 진출했다. 

SPC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쉐이크쉑 운영사인 파리크라상의 외식사업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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