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孫-丁-鄭’ 삼국 대전 본격화(?)
스크롤 이동 상태바
민주 ‘孫-丁-鄭’ 삼국 대전 본격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8.04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학규·정세균 다음 주 정치재개…정동영 4일 기자간담회 전쟁예고
손학규 vs 정세균 vs 정동영,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다. 9월 중순경 치러질 예정인 민주당 전당대회가 2012년 대선 경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며 벌써부터 불붙고 있다.

한나라당 7.14 전대가 정몽준·박근혜 전 대표의 불출마로 인해 다소 김빠진 경선이었다면 민주당은 당내 빅3의 출마가 예상된 가운데 비주류 측 천정배 의원과 박주선 최고위원, 그리고 ‘486세대’의 중심인 임종석 전 의원 등도 출마채비를 갖추며 ‘포스트 정세균’을 향한 사투가 시작됐다.

지난해 재보선과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머쥐며 복장으로 불렸던 정세균 전 대표는 7.28 재보선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로 전대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2년간의 춘천 칩거를 통한 탈정치 행보를 감행했던 손학규 전 대표는 그간 ‘저평가 우량주’라는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지난 1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인텔리서치>가 민주당 전국 대의원 3049명을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5%)으로 1인 2표제 형식으로 차기 당 대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손 전 대표가 26.9%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한 가운데 정 의원이 18.9%로 2위를 차지했고 정 전 대표는 15.8%에 그치며 3위로 추락했다.

이어 비주류계인 박주선 최고위원과 천정배 의원이 각각 15.3%, 9.4%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지난달 6일 같은 여론조사기관에서 민주당 대의원 3277명을 상대로 차기 당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도 손 전 대표는 25.3%를 차지, 23.5%를 기록한 정세균 대표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 현재 가장 유력한 당 대표 후보다.

손 전 대표는 아직까지 전대 출마에 대해 긍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부정도 하지 않고 있어 당 안팎에서는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손 전 대표가 다음 주중으로 춘천 생활을 정리하고 여의도로 복귀한다고 알려져 민주당 권력지형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 왼쪽부터 손학규 전 대표, 정세균 전 대표, 정동영 의원.     © 뉴시스

200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대권후보 경선을 중도에 포기하고 민주개혁세력을 자임하며 민주당으로 턴한 뒤 경선패배, 18대 총선에서 낙선 등의 고비를 당한 손 전 대표로서는 이번 전대에서 부활하지 못하면 사실상 2012년 대선은 더더욱 어려워져 측근들을 중심으로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손 전 대표는 지난해 10.28 재보선과 지난 6.2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구원투수 역할론’을 들고 나와 당 쇄신을 요구에 앞장설 것으로 보여 비주류 측과 일부 486그룹도 손 전 대표와 전략적 제휴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재보선 패배 이후 비주류계인 민주희망쇄신연대의 거센 공격을 받은 정 전 대표는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 역시 차기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정 전 대표의 차기 전대 출마와 관련, “공정한 전대 룰을 위한 사퇴를 했지만 바로 출마로 해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출마에 대한 간접적인 해석을 가능케 했다.

정 전 대표 측은 다음 주부터 활동을 재개한다고 밝혀 손 전 대표의 여의도 복귀에 맞춘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어 내주 손학규 vs 정세균의 빅매치 전초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18대 총선을 앞두고 낙천돼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민주당으로 복당한 정동영 의원은 4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을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정치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비주류 측의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꾸지"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던 정 의원은 최근 4대강 반대 농성 현장 등을 방문하며 정치적인 보폭을 넓히고 있어 정세균·손학규 등을 동시에 견제하고 있다.

정 의원 측은 486그룹 등의 지지를 받고 있는 손 전 대표와 정 전 대표가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둘이 모두 출마할 경우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 아래 당내 최대 계파로서 지지층 조직 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밖에 당내 비주류 그룹 중 가장 개혁적인 인물로 꼽히는 천정배 의원뿐 아니라 박주선 최고위원 등도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천 의원은 1인2표제 형식으로 치러지는 차기 전대에서 1표는 계파 투표로 가더라도 다른 한 표는 개혁적인 성향의 후보에게 갈 것으로 보고 바닥 표를 공략할 예정이고 박 최고위원은 당내 호남의 대표주자인 만큼 조직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비주류 그룹이 난립되면 표 분산으로 인해 당 지도부에 들어가기 힘들기 때문에 비주류 그룹 내에선 막판 후보단일화를 통한 정비를 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6.2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에 불고 있는 신(新)세대교체론을 들고 임종석 전 의원과 백원우 의원 등 486세대들도 대거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후보 선대위 대변인 출신이자 전대협 의장 출신인 임 전 의원은 이미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전해져 이들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일지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이제 민주당 ‘포스트 정세균’ 체제를 이끌 차기 대표를 향한 주사위는 던져졌다. 손학규·정세균·정동영 등 빅3와 비주류 그룹, 그리고 486 그룹 중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할 적자는 과연 누가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