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뜬 김문수, 긴장하는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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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뜬 김문수, 긴장하는 친박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7.26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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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도전설…친박계 ‘표 갉아먹을라’ 긴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당권 도전설이 새누리당을 뒤흔들고 있다 ⓒ 뉴시스

‘김문수 출마설’이 정가를 달구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김부겸 후보에게 패퇴한 후 침묵하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8·9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새누리당 당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이미 당권 도전을 선언한 후보들은 출마 가능성을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면서도, 김 전 지사의 행보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김 전 지사의 출마설이 나돌자, 새누리당은 계파를 가리지 않고 한마음이 됐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지금까지 해왔던 정치적 행보와 과연 맞는 것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김 전 지사답지 않고, 뜬금없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를 ‘정치적 멘토’로 모시는 김용태 의원 역시 “큰 데 쓰일 큰 그릇이기 때문에 출마 안할 것”이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친박계의 이주영 의원 역시 “전대의 흥행을 위해 출마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시기와 명분에 있어 너무나 옹색한 일”이라며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그러나 그의 출마가 결과적으로 비박계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을 앞둔 지난 10월, 김 전 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 36주기 추모제에 참석하고,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는 “새누리당은 다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쳐서 해야 된다”며 친박을 선언했다. 사실이 어쨌든, 지난 총선을 통해 김 전 지사는 ‘친박’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이러다 보니 김 전 지사가 친박 후보들의 표를 ‘갈라먹기’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주영·이정현·한선교 의원에 홍문종 의원 출마까지 가시화되는 ‘후보 난립’ 상황에서 김 전 지사까지 가세할 경우 친박이 당권을 쥘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2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만약 김문수(전 지사)가 출마한다면 친박쪽 표를 갉아먹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 전 지사의 출마로 비박계 후보들이 ‘단일화 명분’을 쥐게 된다는 점도 친박계의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다. 당초 ‘친박 패권주의 종결’을 내걸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던 비박계는 최경환 의원과 서청원 의원이 연달아 불출마를 선언, ‘계파 대립’ 성격이 옅어지자 독자 노선으로 전환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친박’을 선언했던 김 전 지사가 출마할 경우 비박계는 다시 한 번 계파 청산이라는 대의명분(大義名分)을 얻을 수 있다. ‘김문수 당권 도전설’이 돌자 이주영 의원이 곧바로 “후보 단일화 시도는 당원과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구태 정치로 회귀하는 것이며 새누리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 앞에 내놓는 가장 소아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한 배경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대권을 노리는 김 전 지사가 정말로 전당대회에 출마할지 모르겠다”며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고 출마설 자체에 의구심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전당대회에) 나오면, 제일 큰 피해는 친박 후보들이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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