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쓰나미③]캠프는 답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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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쓰나미③]캠프는 답을 알고 있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7.29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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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혁신’, 이주영 ‘통합’, 정병국 ‘수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병묵 기자 정진호 기자) 

▲ 전당대회를 앞둔 새누리당 당사에는 현수막이 붙었다 ⓒ시사오늘

‘캠프는 답을 알고 있다.’ 여의도의 속설 중 하나다. 선거전의 ‘전초기지’에 해당하는 캠프는 각 후보의 성향과 현재 상황 등을 알려주는 신호등이기 때문이다. 특히 ‘절대강자’가 없는 이번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자신의 색깔을 부각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진지’를 활용하고 있다. 〈시사오늘〉은 각 후보의 생각을 엿보기 위해 지난달 25일 김용태·이주영·정병국 후보의 캠프를 찾았다. (소개 순서는 가나다 순)

김용태, “혁신만이 살 길”

새누리당 당사가 위치한 한양빌딩 맞은편. 김용태 후보는 ‘명당’으로 이름난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김 후보의 선거 캠프가 위치한 대하빌딩은 2년 전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의원의 캠프가 있었던 곳이다. 또한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캠프를 꾸렸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김 후보의 사무실은 이 빌딩 10층 1007~1008호로,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사용했던 곳이다.

김 후보 사무실 문 앞에는 ‘지금, 혁신의 문 앞에 서 계십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혁신’을 내세우는 그다운 어필 방식이다. 사무실 안에 들어서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은 한층 증폭된다. 알록달록한 테이블에,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유리문은 세련미가 넘치고, 책상 옆면에 붙어있는 ‘비틀즈’와 ‘레드제플린’의 포스터는 당권 주자의 캠프라기보다 젊은 벤처기업가의 잘 꾸며진 사무실을 연상케 한다. 

▲ 혁신을 내세운 김용태 후보의 캠프 ⓒ시사오늘

김 후보의 캠프 명칭은 ‘혁신캠프’다. 사무실 인테리어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격식을 파(破)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그는 △어깨 힘부터 빼자 △소통이 안 되면 고통이 온다 △현장에 답이 있다 △번역하겠다 △젊은 정치지망생을 위한 페어플레이 △현역~원외 공정 대결을 위한 페어플레이 △밀실에서 광장으로 △깨끗한 힘 등 8대 공약을 제시하며 새누리당을 쇄신하겠다는 각오다.

김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독특한 사무실 인테리어를 묻는 기자에게 “우리 인턴 직원들이 꾸민 사무실”이라며 “젊은 층과의 소통을 강조하기 위해 이렇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혁신이란 말을 처음 쓴 건 우리다. 우리가 원조 혁신캠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샌 아무나 혁신이란 말을 쓰는 것 같다. 김 후보는 일관성 있게 혁신을 주장해왔고, 그래서 혁신위원장직에도 내정된 바 있는 인사다. 일각에선 '몸값을 올리려' 전대에 나왔다는 주장이 있는데, 말도 안 된다. 오히려 흥행에 실패한 새누리 전대가 그나마 이정도로 조명 받는 것도 김 후보 덕분 아닌가 싶다. 김 후보가 전대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통합의 리더십으로 정권 재창출”

이주영 후보는 김용태 의원과 같은 빌딩 11층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분위기는 정반대다. 톡톡 튀는 젊은 감성을 강조한 김 후보와 달리, 이 후보의 캠프에서는 친근함이 느껴졌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인테리어에,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북적이는 사무실에서는 여기저기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는 지지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뚝배기 캠프’라는 명칭에 딱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이 후보는 캠프 이름을 '뚝배기 캠프'로 지었다. ‘뚝심·배짱·기백’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것이나, 친박·비박 모두 뚝배기에 담아서 맛있는 된장찌개 한 그릇 끓여낸다는 마음으로 뛰겠다는 ‘통합 리더십’의 은유이기도 하다.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은 강하지 않은 중도 성향의 그에게 적합한 명칭이기도 하다. 

▲ 친근한 모습의 이주영 후보 캠프 ⓒ시사오늘

실제로 이 후보는 △친박도 비박도 없는 새누리당 △정책중심 정당으로의 혁신 △정권 재창출 등을 약속하고 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후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친박이네 비박이네, 우리 이 후보는 그런 것을 타파하기 위해서 출마했다. 그야말로 준비된 후보다. 늘 당이나 정부에서 해온 요청과 부탁을 묵묵히 따라 온 이 후보처럼 당을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지금 캠프에 오신 분들도 모두 그런 이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오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병국, “수평적 리더십으로 혁신”

정병국 후보는 대산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이 빌딩은 새누리당 당사가 있는 한양빌딩에서 1분 거리고, 국회의사당과도 가까워 ‘실속 있는 명당’으로 꼽힌다. 대산빌딩은 지난해 말 창당을 앞두고 있던 국민의당이 첫 당사를 마련했던 곳이며,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주자인 송영길 의원이 캠프를 꾸린 곳이기도 하다.

정 후보의 캠프는 대산빌딩 11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주영 후보의 캠프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모습이었지만, 방문자를 상대로 포스터 안을 고르게 하는 투표지나 정 후보에게 바라는 점을 메시지로 남길 수 있도록 준비해둔 ‘희망메시지’ 보드처럼 소통에 필요한 아이템도 군데군데 위치하고 있었다. ‘어깨동무 캠프’라는 캠프 명칭이 무색하지 않았다. 

▲ 소통을 강조한 정병국 후보의 캠프 ⓒ시사오늘

‘어깨동무 캠프’는 ‘수평 리더십’을 추구하는 정 후보의 철학이 담긴 이름이다. 수직적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갑을 관계에 문제의식을 갖고 ‘수평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정 후보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는 △당의 수평적 민주주의 강화 △수평적 경제민주화 △국민이 강해지는 헌법으로의 개헌 등을 주장하며 당대표에 도전장을 던졌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정치권도 양극화 돼 있는 상황에서 정 후보야 말로 수평적 시대로 전환할 인물이다. 다 열거할 수 없는 당내 다양한 열망을 가진 분들이 모였다. 농담처럼 새누리 혁신을 위한 연합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이디어가 많은 분이다. 비전도 있다. 위기를 헤쳐나간 경험도 있다. 친박계의 패권주의를 종식하고, 새로운 수평적인 새누리의 시대로 갈 것이다. 정 후보야말로 다음 정권창출을 위한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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