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전대]이정현 돌풍, 어디까지 이어질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새누리 전대]이정현 돌풍, 어디까지 이어질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8.03 1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론조사 1위 질주…호남 출신 새누리 당대표 나오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새누리당 최초의 ‘호남 출신’ 당대표를 노리는 이정현 의원 ⓒ 뉴시스

돌풍(突風)이다. 예상치 못했던 이정현발(發) 거센 바람이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집어삼키고 있다. 이정현 의원은 지난 2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발표한 여야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25.3%를 얻어 한선교 의원(18.0%), 정병국 의원(10.4%), 이주영 의원(9.7%), 주호영 의원(5.6%)에 앞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총선에서 내걸었던 당대표 도전 공약을 지키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지난달 7일 이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당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이 의원의 지역 기반인 호남은 투표권을 지닌 당원이 전체 유권자의 2.7%에 불과할 정도로 새누리당의 불모지(不毛地)기 때문이다. 더욱이 친박계와의 교감 없이 전당대회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직력’이 약한 그가 완주를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확대됐다.

그러나 전당대회까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 의원이 여론조사 선두를 지키자, ‘호남 출신 새누리당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그의 당대표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보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서울경제신문이 학계와 여론조사기관 등 정치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유력한 당대표 후보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의원은 3표를 얻어 4표를 획득한 이주영 의원에 불과 한 표 뒤진 2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이정현 돌풍’이 강해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국민적 인지도가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5선 의원인 이주영·정병국 의원에 비해 조직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지명도 면에서는 한 수 위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며 대변인격으로 활동했던 인물인 데다, 23년 만에 호남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의원이라는 상징성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지도가 높은 만큼, 여론조사 비율이 높은 당대표 경선에서 조직력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새누리당의 당대표 경선은 대의원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하게 돼있다. 2014년 7·14 전당대회의 투표율 약 30%를 대입해 계산하면, 이번 전당대회의 투표자 수는 약 10만2천 명이 되고, 여론조사는 3만6백 명이 된다. 2014년처럼 약3000명이 여론조사에 응답한다고 가정하면, 여론조사 응답자 1명의 표가 당원·대의원 10명의 표와 같은 효과를 내는 셈이다.

전국정당화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를 높이는 데 한몫 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15%로 전주의 8%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이 내세운 ‘호남 당대표론’이 이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총선을 통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 뛰어오른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여전히 특정 지역의 지지에 기대고 있는 새누리당 입장에서 ‘호남 출신’ 당대표의 매력은 생각보다 강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호남 정가의 한 관계자는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선거철이 아니기 때문에 (민심의) 변화가 있는지 정확히 알 방법은 없다”면서도 “이정현 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친박계도 결국 이 의원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정병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힘을 합쳤고, 주호영 의원도 단일화를 놓고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현 시점에서 친박계 또한 ‘되는 쪽’으로 힘을 몰아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 의원에게 부족한 조직력은 친박계의 지원으로 보완하고, 강점인 인지도를 최대한 살려 친박계 당대표를 세울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지금 친박계가 나서서 특정 후보를 미는 것은 민심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다만 초반에는 이주영 의원 쪽이 무난하게 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이주영 의원이나 이정현 의원 중 누가돼도 이상할 게 없어진 것은 맞다”고 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https://www.nesdc.go.kr/portal/main.do)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