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VS 아시아나 치열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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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VS 아시아나 치열한 신경전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04.30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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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항공사를 꼽자면 당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일 것이다. 항공업계 1ㆍ2위를 다투며 경쟁하는 양사의 공중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치열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사사건건 공방을 주고받으며 그야말로 신경전이 대단하다.
 
▲     © 뉴시스

 
아시아나, “몽골 노선, 나눠 운항하자”

 
지난 9일 아시아나는 성명서까지 내면서 몽골정부와 대한항공을 맹 비난한 사건이 있었다. 내용은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는 몽골 노선을 복수노선으로 바꾸자는 것이었다. 한국-몽골 양국의 단일국적기 허용 협약에 따라 지난 15년간 대한항공과 몽골항공만 운행하고 있는데, 타 노선에 비해 비싼 요금을 책정해 고객들의 불만이 비등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아시아나는 성명서에서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양국의 항공회담에서 몽골정부가 독점 운항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독식하고 있는 노선을 자기들과 나누고, 가격 경쟁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은 소비자에게 돌려주자는 것이었다.
 
아시아나는 “양국의 운항횟수가 2003년 이후 합의에 따라 주 6회로 묶여 있어 승객들이 만성적인 좌석부족을 겪고 있고, 항공편 가격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지만 승객들이 어쩔 수 없이 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항공의 인천-울란바토르의 가격은 비수기 50만~60만원대, 성수기 80만~90만원대다. 3시간 정도의 운항 거리인 인천-타이페이 노선이 비수기에 약 36만원, 성수기에 43만원임을 감안하면 인천-울란바토르의 가격은 과하다”는 게 아시아나의 주장이다.
 
▲     ©뉴시스

 
대한항공, “아시아나에게 운수권 주지마”

 
한편 지난달 30일에는 대한항공이 국토해양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일이 있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국토해양부가 마감기일까지 운수권 신청을 하지 않은 아시아나에게 주3회의 운수권을 배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단독 신청했던 운수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토부에 항공사의 사업운영에 절대 중요한 운수권을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배분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으나, 국토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부득이 법원에 구제를 신청하게 됐다”고 소송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이원(以遠) 5자유 운수권 신청 마감이 5일 지나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 뉴시스

 
‘넌 박지성, 난 김연아다’ 스타잡기 위해 열 올리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모두 스타 후원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6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건물에서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이번 후원으로 김연아는 2010년 3월까지 국제대회 및 전지훈련에 참가할 때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전 노선에서 퍼스트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김연아 부모와 코치진 역시 프레스티지석 다섯 매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김연아의 상품가치를 먼저 알아본 것은 아시아나였다. 지난 2007년 4월 아시아나는 김연아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취항하는 전 노선의 비즈니스클래스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당시 김연아는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고 아시아나는 비행기에 김연아의 스케이팅 모습이 담긴 사진을 붙이기도 했다.
 
예전과 달리 상품가치가 높아진 김연아를 놓친 아시아나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캐나다 노선이 없는 관계로 김연아 선수가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김연아 외에도 '홈런왕' 이승엽, '마린보이' 박태환, 골프선수 신지애, 나상욱 등을 후원하고 있다. 김연아는 뺏겼지만 아시아나 역시 후원자 면에서는 대한항공에 뒤지지 않는다. 우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과 '탱크' 최경주가 있다. 또한 메이저리거 박찬호도 아시아나로 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     © 뉴시스

 
이처럼 양사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올 해 웃은 곳은 아시아나였다.
지난 1월 28일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적 권위의 항공전문지 <ATW>에 ‘올해의 항공사’로 아시아나항공이 선정됐다. 당시 아시아나는 “국내 항공업계의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 민항 60년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며 자축했다.
 
‘올해의 항공사’의 영애를 얻기 위해 노력해온 대한항공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후발주자인 아시아나이기에 좋지 못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 같은 라이벌 관계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두고 재계 관계자들은 “지나친 신경전은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항공사다. 남 헐뜯기식의 싸움은 자제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두 항공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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