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둘 다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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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둘 다 '총체적 난국'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8.08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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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실' 대우조선해양을 '정상기업' 만든 산업은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지난 6일 금융감독원은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에서 STX조선해양을 포함해 총 32개사의 구조조정 대상을 발표했으나 대우조선해양은 명단에서 제외했다. ⓒ 뉴시스

천문학적 부실과 내부 비리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금융감독원의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한계 기업이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채권은행의 자체 경영진단을 통해 정상기업으로 평가받아 또 한번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발표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STX조선해양을 포함해 총 32개사의 구조조정 대상을 발표했으나 대우조선은 명단에서 제외했다.

금융감독원은 대우조선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정상 기업이라는 평가와 함께 계열 전체에 대한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못해 대우조선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유약한 의지마저 엿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에만 5조5000억 원의 영업손실에 부채비율만 7300%에 이르는 등 '한계 기업'으로 전락했지만 그 누구하나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더불어 대우조선은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마저 1200억 원 가량 축소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황 개선 기대감은 바닥으로 추락한 데다 재무구조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보니 당장의 임시방편에만 몰두한 결과다.

분명 한계기업의 청산과 관련해 충분한 평가를 거쳐 옥석을 가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그렇다 해도 끊임없는 부실과 비리 수사로 곪을대로 곪은 대우조선을 옥석이라 감히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또한 지금의 사태는 대우조선만의 문제라기보다 부실을 방치하고 일련의 상황들을 유야무야 이끌어 온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조 원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우조선이 정상 기업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던 데는 산업은행의 모럴 해저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금융 공기관으로서 기업 경영에 대한 감시를 제대로 이루지 못한 점은 물론, 주인없는 기업인 대우조선의 자생력마저 병들게 했다는 비판이다.

이번 금융감독원의 결정은 산업은행 스스로의 판단력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 말 KDB리서치의 <2016년 하반기 국내 주요산업 전망> 자료를 통해 조선산업은 일부 선종을 제외하면 수주가 전무한데다 신조선가 하락 지속, 건조량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그러면서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을 강조하면서 정부·경영자·노조가 협력해 소모적인 논쟁을 지양하고 장기적 관점의 업계 구조개편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와는 반대의 행보를 보인다. 업황이나 전망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지원이라는 방책만을 살피고 있는 것이다. 추가 지원금 중 1조 원의 집행도 남아 있어 당장은 국민들과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피해를 입더라도 청산이 답이라는 말처럼 대우조선 뿐만 아니라 관렵 업계 모두가 전향적인 태도를 갖고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의 구조조정 대상 발표보다 당장의 봐주기 식, 특혜 논쟁은 기업의 경쟁력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독(毒)이라는 지적이 더 일리가 있어 보인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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