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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號 앞날]당-청 관계 회복…비박 대선주자, ‘적신호’
수직적 당·청 관계 우려…신임 지도부 내 갈등 씨앗 잠재
2016년 08월 10일 (수) 송오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당대표 당선 직후 만세를 부르고 있는 이정현 의원 ⓒ 뉴시스

어제 막을 내린 새누리당 8·9 전당대회는 당 내 친박계의 영향력을 다시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대표적인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 이정현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됐고, 최고위원 다섯 자리 중 네 석을 친박계가 가져갔다. 이로써 당 내 비박계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후보들 간 1·2차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당대표 자리를 친박에게 넘겨줬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됨으로써 당-청 관계 회복은 물론 박근혜 정권의 남은 임기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편으론 수평적 당-청 관계가 어려워 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 대표는 12년 동안 박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유지해왔다. 2004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의해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된 이 대표는 2007년 당 내 대선 경선 당시에도 박근혜 후보의 공보특보를 맡았다. 이후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박 대통령이 당직을 맡고 있지 않을 때는 ‘박 대통령의 '입' 역할을 도맡아 했다.

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는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읽으며 각별한 신임을 얻었다. 9일 당대표 후보자 최종 연설에서도 “모두가 ‘근본 없는 놈’이라고 등 뒤에서 저를 비웃을 때도 저 같은 사람을 발탁해 준 박근혜 대통령께 감사함을 갖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또한 10일 오전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첫 공식일정을 시작한 이 대표는 “앞으로 1년 6개월은 차기 대선 관리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가와 국민, 민생, 경제, 안보를 챙기는 게 시급하다”며 박근혜 정권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의 신임 지도부 장악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당선된 최고위원 이장우·조원진·강석호·최연혜·유창수 최고위원 중 강석호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는 친박계 인사다. 비박계가 당권을 장악한 지난 2014년 김무성·유승민 두톱체제에서 당·청 관계가 얼어붙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새 지도부에서는 원활한 당·청 관계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표적인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여당과 정부는 공동운명체인 만큼 갈등과 이견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내년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비박계 인사들에게는 ‘적신호’가 켜졌다. 이 대표가 내년 차기 대선 후보를 뽑고 대선 전략을 총괄하게 되는 만큼, 비박계 단일화를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은 내년 대권행보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동시에 친박계가 밀고 있는 ‘반기문 대망론’은 더욱 탄력 받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9일 당선 기자회견에서 “내년에 닥쳐올 대선에 대비해 대선 후보를 외부에서 모셔오고 내부에 있는 분들도 마음대로 활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외부영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로써 차기 대선행 티켓을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 간의 치열한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10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당대표, 원내대표 그리고 최고위원들 ⓒ 뉴시스

한편, 새누리당 지도부 내 갈등의 씨앗도 잠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친박계에 의해 발탁됐지만, ‘유승민 복당’을 물밑에서 지원했다는 의혹으로 친박계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상태다. 또한 이전에는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를 비박계 위주로 꾸리려다 친박계로부터 강한 반발에 부딪힌 이력이 있다. 정 원내대표는 9일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이정현 당대표 당선을 예측했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본인이 많이 노력했다. 그런데 당 내에서는 주호영 후보와 박빙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말끝을 흐렸다. 1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회의에서도 유일한 비박계 강석호 최고위원이 친박계의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 등에 관한 발언을 하자 묘한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국제경영전략연구소 김재한 소장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누구라도 당청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은 하지만 국민의 기대와는 멀어질 수 있다”며 “당청 관계의 소통이라는 것과 여당의 역할은 상충되는 것이 많고, 여당이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않을 때 권력의 시녀로 전락할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또한 김 소장은 “친박계에서 밀고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현재 새누리당에 입당하지도 않았고, 십년 동안 한국 정치에서 없었다”며 반 총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새누리당에 대표적인 친박 주자가 없다는 것은 또 다시 분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비박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친박에는 박근혜라는 구심점이 있지만, 비박계는 구심점과 리더가 없다”며 “비박 세력의 리더가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서 비박의 활동은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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