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징과 새누리당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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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징과 새누리당 지도부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6.08.12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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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兼聽則明과 偏信則暗의 갈림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당 태종은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아버지 당 고조 이연을 도와 수나라를 무너뜨리고 당 제국 건국의 최대 공신이다. 또한 그는 제왕의 권좌에 오르기 위해 “현무문의 변”을 일으켰다. 그는 태자인 형 이건성과 동생 이원길을 죽이고 부왕을 위협해 태자 자리를 탈취한 권력의 화신이다.

비정한 권력자인 당 태종은 그의 연호인 ‘정관(貞觀)’에서 딴 “정관의 치”라고 불리는 최고의 태평성대를 이룬 성군이기도 했다.

그가 정관의 치를 성취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을 무릅쓰고 간언을 서슴지 않았던 ‘위징’이라는 양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위징은 당 고조의 맏아들인 이건성의 측근이었다가 아우 태종이 권력다툼에서 이기자 그의 신하가 됐다. 당 태종이 그를 심복으로 삼기 전 형 이건성에게 태종을 죽일 것을 간했던 죄를 묻자 “태자였던 이건성이 제 말을 들었다면 제가 어찌 지금 이 자리에서 이런 문초를 당하고 있겠습니까?”라고 당당하게 답변했다. 이에 당 태종은 위징의 당당함을 높이 사서 사면을 하고 자신의 심복으로 삼았다.

위징은 죽음을 무릅쓰고 당나라와 태종을 위한 간언을 주저하지 않았다. 어느 날 당 태종은 위징에게 왕이 어떻게 해야 밝아지고 어떻게 하면 어리석어지는지에 대해 질문을 했다.

위징의 답변은 ‘兼聽則明 偏信則暗( 겸청즉명 편신즉암)’이었다.

즉, “군주가 현명해지는 것은 여러 방면의 의견을 두루 듣기 때문이며, 아둔해지는 것은 한 쪽으로 치우쳐 몇 사람만의 의견을 믿기 때문"이라는 명쾌한 답변이다.

새누리당 新 지도부가 들어섰다. 2014년 김무성 대표 체제와 달리 이번 지도부는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대다수가 친박계로 구성됐다. 자칫 당청이 수직적 관계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내 소통의 부재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지적받았다. 친박계 일색인 이번 지도부가 위징과 같은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역사 속의 박근혜 정부는 불통의 정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역사가 주는 교훈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이 시대의 위징은 누구란 말인가?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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