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일 맞은 日, 신사참배 대신 공물료…'우경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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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일 맞은 日, 신사참배 대신 공물료…'우경화' 여전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8.15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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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시 미노루, "아베, 공물료 봉납과 신사참배 똑같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일본 아베 정권이 '평화 헌법' 개정과 극우성향 인사 중심의 개각 등 군국주의 회귀를 향한 전열을 재정비하는 가운데,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서 맞는 71번째 '종전기념일' 행보에 시선이 쏠렸다. ⓒ 뉴시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서 맞는 71번째 '종전기념일' 행보에 시선이 쏠렸다.

일본 아베 정권이 '평화 헌법' 개정과 극우성향 인사 중심의 개각 등 군국주의 회귀를 향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은 지난 1952년 각료 회의에서 8월 15일을 종전기념일로 정하고, 전몰자를 추도해왔다. 전몰자는 야스쿠니신사에 봉안된 1급 전범을 포함한 전쟁범죄자를 의미한다.

특히, 아베 정권이 지난 3일 개각 당시 극우성향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면서 신사참배로 인한 주변국과의 마찰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각료 인사로는 이마무라 마사히로 신임 부흥상이 지난 11일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그는 참배 동기에 대해 "입각 보고를 겸해 참배했다"며 "일본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러 왔다"고 밝혔다.

15일 당일 오전에는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 장관에 이어 일본의 초당적 의원단체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수십 명이 집단 참배를 마쳤다.

다만, 아베 신조 총리는 신사참배 대신 공물료를 전달했다. 종전기념일에 신사를 찾지 않은 것은 올해로 4년째다.

이나다 도모미 신임 방위상 역시 패전일을 앞두고 아프리카 지부티 방문을 위해 지난 13일 출국하면서 논란을 피했다.

극우성향의 이나다 방위상은 행정개혁담당상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3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발효일과 종전기념일에 맞춰 신사참배에 나섰고, 지난해 자민당 정조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참배를 반복했다.
 
그러나 올해 종전기념일을 앞두고 중국과 미국 정부가 이나다 방위상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일본 각료들의 신사참배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해외 출국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일 군사동맹이 탄력받는 동시에 중국의 경계심이 높아진 가운데, 본격적인 개헌 작업에 들어가기까지 주변국과의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제스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나다 방위상이 종전기념일 이전에 외국 출장을 떠난 것은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는 방법인 동시에 자신의 평소 소신을 굽히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아베 총리의 공물료 납부 역시 주변국과의 안정적인 관계 유지를 희망하는 미국 정부를 배려한 것이지만, 결국 '우경화의 눈가리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즈시 미노루 야스쿠니반대행동 일본 사무국장은 지난 12일 "공물을 낸다는 것은 참배를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아베 총리를 비판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이날 외교부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 및 의회의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고 참배를 강행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정치인들이 역사를 용기 있게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주변국들의 신뢰를 얻는 데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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