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논란]이정현-정진석의 엇갈린 행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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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논란]이정현-정진석의 엇갈린 행보, 왜?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08.22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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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투톱 체제…이, 입다문 행보에 정, 靑과 대립각 형성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22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이정현 당대표 ⓒ 뉴시스

검찰 수사를 앞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를 놓고 새누리당 투톱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정현 당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서로 엇갈린 목소리를 내면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복심(腹心)’인 이 대표는 사실상 청와대 입장을 대변하는 듯보이지만, 정 원내대표는 ‘우병우 사퇴’를 요구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실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대표와 원내대표에 선출됐지만 정치적 행보는 사뭇 다르다.

이 대표는 19일 ‘우병우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 규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의 주체가 우병우 수석인지 이석수 특별감찰관인지 밝히지도 않았다. 이후에도 ‘우병우 사태’에 대해서는 일절 ‘침묵’으로 일관하며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드러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강성 친박을 제외하고는 여야 할 것 없이 ‘우병우 사퇴’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의 행보는 여론을 의식하기 보다는 ‘청와대 눈치 보기’로 밖에 보여 지지 않는다는 것.

사실, 이런 이 대표의 정치적 행보는 당대표로 당선 될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 9일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 최종 연설에서도 “모두가 ‘근본 없는 놈’이라고 등 뒤에서 저를 비웃을 때도 저 같은 사람을 발탁해 준 박근혜 대통령께 감사함을 갖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충성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표는 2004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의해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되면서 정치권에 주목을 받았다. 이후 12년 동안 박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유지해왔다. 이런 맥락을 볼 때 이 대표로써는 ‘박 대통령 의중’을 더 중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반면, 정 원내대표는 범친박으로 분류되지만 박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만큼 청와대보다는 여론의 분위기를 더 살필 수 있는 위치다. 정 원내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민정수석 신분을 갖고 어떻게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느냐”면서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고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새누리당 대다수 의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우병우 사태’ 뿐만 아니라 ‘새누리 혁신위원장 선임문제’, ‘유승민 복당’ 문제에 관해서도 친박과 대립각을 세운 이력이 있다. 그는 혁신위원장 자리에 소장파 김용태 의원을 내정했으나 친박계의 거친 반발로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비박 김무성 전 대표와 친박 최경환 의원과 3자 회동을 갖고 나서야 당 정상화가 이뤄졌고, 결국 혁신위원장 자리는 친박이 원하는 인사로 채워졌다. 그 뒤 ‘유승민 복당’을 물밑에서 지원했다는 의혹으로 또 다시 정 원내대표는 친박과 대척점에 서게 됐지만,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집을 찾아가 사과를 하면서 내홍을 수습했다.

그러나 이번 ‘우병우 사태’ 때 보여준 정 원내대표의 행보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우병우 사퇴’를 직접적으로 주장하며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양새다. 원내대표 취임 후 줄곧 친박계와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해온 정 원내대표가 ‘우병우 사태’를 계기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는 임기말에 들어선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정 원내대표는 본능적으로 ‘정치적 시류’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서 “정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친박계와 각을 세우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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