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서운 질주'…이면에 이재용 있나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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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매서운 질주'…이면에 이재용 있나 '의구심'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8.23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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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거침없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그 이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입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 마무리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삼성전자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8일 164만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9.5% 올라 국내 증시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180만 원을 넘어 200만 원까지 도달할 전망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이 같은 상승을 견인한 세력은 모건스탠리, CS증권, UBS, 맥쿼리 등 외국계 투자 자본, 그리고 삼성그룹이다. 최근 60일 동안 삼성전자 매수상위 창구 순위를 살펴보면, 모건스탠리(102만9137주), CS증권(101만5836주), UBS(85만47228주) 등이 2~4위를 차지했다. 1위는 112만1081주를 매수한 삼성이었다.

이는 2016년 상반기 깜짝 실적과 갤럭시노트7 흥행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린 삼성전자, 모그룹 계열사로부터 투자 자금을 예탁 받은 삼성증권의 영향도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9일과 20일 각각 5만 주, 6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보통 2만 주 가량 매입하던 것에 비해 자사주 매입 속도가 가파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봄 삼성생명, 삼성화재로부터 약 300억 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당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거래의 목적으로 '운용수익 제고', '증권 투자' 등을 들었다. 삼성증권은 지난 22일 삼성전자 매수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리는 등 삼성전자 주가 급등에 큰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가치가 오르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탄력을 받을 공산이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돼 눈길을 끈다.

▲ 삼성전자 주가 급등 배경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작업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뉴시스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선 기업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19.34%)으로 그룹 전체 금융계열사를 관장하고, 삼성전자 지분(4.18)으로 그룹 전체 제조계열사를 관리한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전사적 차원에서 삼성전자 주가를 억누르고,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7.34% 가운데 1~2% 가량을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이 매수하는 방안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 시나리오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현행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금융지주사로 전환 가능하다. 또한 삼성물산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의 가치를 키우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이 향후 승계작업으로 삼성전자가 '사업회사-투자회사'로 분할되고, 다시 삼성전자 투자회사가 삼성물산과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지속되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공산이 커 보인다.

우선 모든 공로를 이 부회장이 가져갈 수 있어 경영권 승계를 향한 비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주가 상승은 경영자의 최대 덕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가치가 오르면 차후 분할·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을 설득할 명분이 생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의 분할·합병은 자금에 대한 부담을 피하면서 삼성물산의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행법상 비금융회사인 삼성물산이 금융회사인 삼성생명을 중간지주사로 거느릴 수 없다는 데 있다. 현재 삼성그룹 대관팀 삼성미래전략실에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대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권 의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19대 국회 때 삼성그룹 대관팀이 방심하는 사이, 삼성생명이 지주회사로 가려면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한다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우리 당이 통과시킨 바 있다"며 "아마 삼성 입장에서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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