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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더민주 당사 점거…"야당 의지 없다" 질타
더민주 차기 지도부, '야권의 역할' 고민 깊어질 듯
2016년 08월 25일 (목) 오지혜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세월호가족협의회와 백남기농민대책위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더민주가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않다며 비판에 나섰다. ⓒ 뉴시스

세월호 유가족이 25일 여의도 당사를 점거했다. 새누리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의 당사였다.

이날 세월호가족협의회와 백남기농민대책위 20여 명은 서울 영등포구 더민주 당사 5층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의 목표는 세월호 진상규명 당론 채택과 세월호특별법 개정, 백남기 농민 청문회 실시다.

이들은 "야권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백남기 청문회 개최 등을 국회에 관철하는 데 어떤 의지와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더민주가 특별법 개정과 특검안, 백남기 청문회 개최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줄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달 초 세월호 특별법 개정에 대한 야권 공조를 재차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2일 국회의장과 여야3당 회동에서는 필요성만 확인하고 합의 사안에는 빠져 '여당 입장만 관철된 졸속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같은 시각,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참여 초선의원 40여 명을 대표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등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행정부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 논의에 일절 응하지 않는 새누리당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헌법상 행정부의 수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직후 광화문 농성장까지 행진한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역시 유족들의 '쓴소리'였다.

세월호 유가족 홍영미 씨는 더민주 의원들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다"며 "사생결단의 마음을 함께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력이란 말도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기동민 의원은 "국회에서 강력하게 싸우라고 하는데, 절대적 과반수가 아닌 상황에서 법적 처리가 어렵다. 다른 길이 있으면 안내해달라"며 "신기루만 쫓아서는 안 된다. 현실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지 구체적으로 토론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종훈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은 "정치인은 정치력으로 상황을 풀어나가야 한다"며 "당장 특조위 활동 재개가 어렵다면 내년에라도 새로 만들면 된다. 그 정도 각오를 밝혀야 여당에서도 경각심을 가질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날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 기자회견에서도 야권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야당에 도움을 요청하면 '박주민 의원이 열심히 뒤고 있다'고만 대답한다. 박주민 변호사를 국회로 보낸 것을 지금은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여당과 공범이 되는 야당이 아닌, 국민에 희망을 주는 야당이 되어 달라"고 당부하면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의미로 전면 단식에 들어갔다.

이처럼 더민주에 '야권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당 내부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민주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정국에서도 분명한 입장을 유보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김종인 대표는 "국익 관점에서 사드 문제를 봐야 한다"며 "더민주는 책임있는 수권정당으로서 우선순위와 역사적 맥락을 따져 현명한 판단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드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군의 시위방문 역시 당 지도부가 아닌 일부 초선의원 중심으로 이뤄져, '가짜 야당'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서 우클릭 전략으로 중도층을 잡았단 생각 때문에 선명성이 약화된 것 아니겠느냐"라면서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차기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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