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과 호남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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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과 호남 지지율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08.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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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전당대회 후 2배 오른 새누리당 호남 지지율, 언제까지 지속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당정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당대표 ⓒ 뉴시스

지난 8·9 전당대회는 새누리당에게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발판이었다. 전당대회 이후 호남에서 당 지지율은 2배로 뛰어올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당대회 이전인 7월 25~27일 3일 동안 실시하고 28일에 발표한 지역별 정당지지도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7.2%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끝난 뒤 8월 22일~24일 3일 동안 실시한 25일 발표에서는, 새누리당은 14% 지지율을 기록했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 참조). 전당대회 이전 보다 당 지지율이 2배가량 뛰어 오른 것이다.

호남 지지율 2배 상승은 호남출신 이정현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호남 지역민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때까지 새누리당에서 호남출신 인사가 당권을 잡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선거 때마다 호남지역은 새누리당 관심 밖이었다. 특히 20대 총선 공천경쟁률도 전남 1.36대 1, 전북 0.91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광주의 경쟁률은 0.88대 1을 기록했다.

PK지역 새누리당 평균 공천경쟁률이 4대 1인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이번 호남 출신 당대표 선출로 이런 분위기는 전환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대선에서 호남 출신 유권자의 20%를 끌어 올 자신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이 대표의 행보를 봐선 그의 ‘호언장담’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를 전후해 ‘이정현 당대표 시나리오’에 대해 수직적 당-청 관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과 12년 동안 남다른 인연을 유지해 온 이 대표는 당대표 후보자 최종 연설에서 “모두가 ‘근본 없는 놈’이라고 등 뒤에서 저를 비웃을 때, 저 같은 사람을 발탁해 준 박근혜 대통령께 감사함을 갖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천명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충성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후 당대표 당선 직후 가진 공식일정에서도 박근혜 정권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실제로 이 대표는 자신의 의지를 확고하게 실현하고 있는 듯하다. 나라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우병우 사태’만 봐도 그렇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강성 친박 몇몇을 제외한 대다수 의원들이 ‘우병우 사퇴’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일절 ‘침묵’으로 대응하며 청와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당 목소리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직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청와대 감싸기’만 한다면, 그의 ‘호언장담’ 실현가능성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질 것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11일 청와대 오찬 회동 당시 호남인사 입각 등 ‘탕평개각’을 건의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번 청와대 개각에서 호남인사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보수 여당 최초 호남 출신 당대표에 많은 국민들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국민들은 그 기대를 곧 거둘 것이다. 국민들은 현명하다. 이미 4·13 총선에서 국민들은 미리 경고를 했다. 이 대표의 행보가 지금과 같다면, 새누리당 호남 지지율 14%가 다시 7%대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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