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은행'과 자유로운 '증권사'…이직문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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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은행'과 자유로운 '증권사'…이직문화는?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6.08.28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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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구글플레이 화면 캡쳐

28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금융업계는 2009년 6월부터 2016년 6월까지 평균 2.78%의 이직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업종(4.69%) 대비 확연하게 낮은 수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계청의 이직률 데이터베이스가 금융업계의 이직 문화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증권업계와 은행업계 사이에는 확연히 다른 이직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데는 두 업종의 상이한 ‘업무 특성'에서 기인한다.

은행의 경우 90% 가량의 직원이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은행 직원은 자신의 지점 경력을 바탕으로 이직을 준비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점 업무는 영업 및 서비스 업무가 주를 이룬다. 또한 펀드·방카슈랑스·적금·대출 등 다수의 상품을 다루다 보니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사실 본사 몇몇 인력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직원들이 자신의 지점 경력을 살려 이직하기 힘들다”며 “최근 입사한 후배들을 보면 경력을 쌓아 이직하기보다는 퇴사 후 신입 채용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증권업계에서는 전문성을 따지는 업계 특성상 인력풀이 제한돼 다소 이직이 수월한 편이다.

B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비롯 메리츠종금 등에서 다수의 경력직 직원을 채용했다"며 "이는 증권맨이 일정한 경력과 실적을 쌓을 경우 어떠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지를 입증하는 사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외에도 증권업계 특성상 이직을 한다고 해도 업무 환경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도 메리트"라고 덧붙였다.

은행업계가 증권업계보다 '폐쇄적인 구조'를 지녔다는 점도 상이한 이직 문화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A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업계는 4대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과 지방은행,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는 은행으로서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됐지만 '순혈주의'라는 구시대적 유물을 낳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B은행 관계자 역시 “텃세가 심하기 때문에 타 은행으로 이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처음부터 외부인력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채로 일하기 때문에 가늘고 길게 간다는 은행원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은행 채용 현황을 살펴보면 90%이상이 신입 채용이고, 경력 채용은 10%도 되지 않는다"며 "현재 시중은행장들이 대부분 자사 직원 출신이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2001년 우리금융지주로 편입된 한국상업은행 출신이며,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2002년 하나은행과 합병한 서울은행 출신이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33년간 신한은행에서만 근무한 신한맨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타 은행 출신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2014년 있었던 KB사태에 기인한 인사다.

최근에는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등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이 커지면서 자행(自行) 출신의 박지우 KB캐피탈 사장과 이홍 KB국민은행 부행장 등이 후임 은행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반해 10대 증권사(대신증권·메리츠종금증권·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NH투자증권) 중 자사 출신의 대표이사를 선임한 곳은 대신증권(나재철 대표)과 미래에셋대우(홍성국 대표) 2곳 뿐이었다.

윤용암 삼성증권 대표의 경우 삼성그룹 출신이기는 하지만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자산운용 등에서 요직을 거쳤던 만큼 자사 출신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핏줄을 중요시 여기는 은행권보다는 이직이 자유로운 편이다”며 “텃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착실히 성과를 올린다면 누구라도 인정받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각 산업별 이직률은 △전기, 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1.93%) △금융 및 보험업(2.78%) △부동산업 및 임대업(3.03%) △하수·폐기물처리, 원료재생 및 환경복원업(3.12%) △운수업(3.17%)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3.23%) △제조업(3.29%)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3.37%)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3.38%) △교육서비스업(3.59%)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3.66%) △광업(3.83%) △도매 및 소매업(4.27%)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4.51%)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5.13%)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7.04%) △숙박 및 음식점업(7.99%) △건설업(13.27%)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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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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