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과 사드 정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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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과 사드 정쟁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6.08.29 20: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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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안보는 뒷전, 정쟁만 일삼는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송강 정철은 서인에 속한 정치인이다. 정철 자신도 당쟁의 중심에 서 있던 탓에 수차례 귀양을 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잦은 귀양 덕분에 우리는 <사미인곡>과 같은 국문학사의 보물을 얻을 수 있었다.

정철은 당쟁의 희생으로 버려진 인재들을 안타까워하며 지은 시조가 <어와 동량재를>이다.

“어와 동량재를 뎌리 하야 어이 할고
 헐뜨더 기운 집의 의논도 하도 할샤
 뭇 지위 고자 자 들고 허둥대다 말려나다.”

즉, 나라의 중대한 일을 맡을 유능한 인재들이 위태로운 나라의 문제를 놓고 쓸데없는 탁상공론만 많이 늘어놓아 여러 목수(당쟁만 일삼는 무능한 정치가)가 자를 들고 허둥거리기만 하니 인재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비판한다는 내용이다.

추미애 의원이 더 민주당 대표에 선출됐다. 추 의원은 취임 후 첫 행보로 국립 현충원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친문 강경파는 의외로 추 대표의 행보에 침묵을 지켰다. 중도층의 표심을 자극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추미애 대표는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이는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의 신중론과 정면 배치된 주장으로 여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해졌다. 가뜩이나 여당 지도부도 친박 일색으로 강경 노선을 천명한 상태에서 제1야당 대표가 사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으니 이제 치열한 정쟁이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치인들은 뛰어난 쇼맨십을 가진 엔터테이너 기질이 다분하다. 어제도 추미애 대표는 새누리당 당 대표실을 찾아 이정현 대표와 주거니 받거니 덕담을 나누었다. 이정현 대표는 특히 58년 개띠 동갑임을 강조하며 극진한 대접을 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언론의 카메라 앞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양당의 당론이 정반대인데 언제까지 카메라 앞에서 웃고만 있을지 의문이 든다.

현실은 급박하다. 최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전격 공개했다. 조만간 실전배치되면 우리 안보는 한층 더 위태로워진다. 그런데 아직도 강대국의 눈치나 보면서 사드 배치 문제로 또다시 정쟁을 벌인단 말인가? 정철의 시조대로 집은 허물어져 가는데 목수들이 집 고칠 생각은 안 하고 자만 들고 탁상공론만 일삼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김정일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했지만 얻어진 것은 북한의 핵 개발밖에 없다. 그토록 사이가 좋았던 DJ 정부 때도 제2연평해전으로 뒤통수를 맞지 않았던가? 목수는 집을 고치지 않는다면 목수 일을 그만둬야 할 것이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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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과학생 2016-11-18 01:41:24
정철은 서인의 영수로서 기호학파를 계승한 정치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