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言 전쟁]장자연 사건까지 재조사? 끝없는 소문, 피로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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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言 전쟁]장자연 사건까지 재조사? 끝없는 소문, 피로감 고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8.29 2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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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력과 언론권력 싸움에 가담항설 확대·재생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의 외유성 출장 사실을 폭로한 친박계 김진태 의원 ⓒ 뉴시스

권언(權言) 전쟁이 시작된 것일까. 정부여당과 <조선일보>의 핑퐁 게임이 계속되면서, 이를 둘러싼 소문도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29일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사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력과 언론권력간 전쟁의 막이 올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여의도 정가에는 ‘장자연 사건’을 재조사한다는 가담항설(街談巷說)까지 떠돈다. ‘장자연 사건’은 배우였던 故 장자연 씨가 성상납 강요와 폭력 등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이종걸 의원은 2011년 3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선일보 사주일가와 저녁 술자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 고 장자연 씨가 함께 있었고 분위기로 보아 익숙한 파트너로 보였다”는 제보자의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장자연 사건’ 재조사에 대한 풍문은 <조선일보>를 정조준한다는 뜻으로 풀이 돼 정계와 언론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전쟁은 <조선일보>가 방아쇠를 당기고 청와대가 강력한 반격을 가하면서 막이 올랐다는 것이다.

지난달 18일, <조선일보>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 매매 의혹’을 1면 보도했다. 이후 여러 언론이 후속 취재를 통해 우 수석에 대한 다양한 의혹을 보도하며 문제는 확대됐다. 최고의 정보력을 지닌 <조선일보>가 ‘돌격 앞으로’를 외치자, 여타 언론이 그에 반응해 ‘청와대 때리기’에 나선 모양새였다.

청와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박근혜 대통령은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 비난을 피해 가지 말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키라”며 우 수석을 재신임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8·16 개각에서 우 수석을 유임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날 MBC는 이석수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모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 내용을 누설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반격을 개시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17일, <조선일보>는 박 대통령의 개각에 강공(强攻)을 취하면서 우 수석에 대한 비판의 강도도 높였다. <조선일보>는 이날 ‘禹처가, 화성땅 차명보유 물증 나와’ 기사에서 우 수석 처가가 자신들이 소유한 골프장 주변 부동산을 차명 보유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또 ‘배임·횡령과 탈세 문제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조사 중인 우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의 경영에 우 수석이 관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썼다.

18일에는 ‘특별감찰관을 불법사찰했나’, ‘감찰관·기자 대화내용 담은 SNS, 누가 몰래 들여다봤을까’ 기사를 통해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불법사찰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감찰내용 누설됐다고? “이미 언론 보도됐거나 법조항에 나오는 내용”’ 기사에서 MBC가 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내용 대부분이 이미 언론 보도로 알려진 내용이거나 특별감찰관법에 특별감찰관의 업무로 정하고 있는 것이어서 처벌 대상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자 26일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2011년 9월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의심받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박수환 씨와 유력 언론사의 논설 주간을 ‘호화 전세기’에 태워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닌 사실을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가 반박하자, 29일 재차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언론인이 반론 제기했다고 들었다. 본 의원도 실명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 유명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며 실명을 공개했다.

또 “그는 그리스 국가 위기 당시에 취재 차원의 공식 초청에 따른 출장으로 갔었고 전세기를 타긴 했지만 이용 거리를 계산하면 200만 원대라고 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사실은 그와 다르다”며 <조선일보> 측의 반론 내용을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결국 송희영 주필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 대해 당 지도부와의 상의조차 없었으며, 우 수석과도 관계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폭로로 정치권에서는 ‘정부여당과 <조선일보>와 전면전(全面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풍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날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우병우 수석 비리 의혹으로 시작된 정부여당과 <조선일보> 간의 신경전으로 끊임없는 풍문이 돌고 있다. 29일 송희영 주필이 사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곧 ‘장자연 사건’도 수사한다는 소문이 나돈다.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 정부여당은 물론 신뢰를 먹고사는 언론사 또한 큰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 또한 피로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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