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發 정계개편]제3지대 구축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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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發 정계개편]제3지대 구축이 ‘현실’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6.09.03 0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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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정의화 등과 본격 대선행보, ‘초읽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윤슬기 기자)

▲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2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공원에서 열린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빛고을 문화한마당' 행사에 참석해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저를 던지겠다"며 사실상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뉴시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제3지대를 통한 정계개편이 현실화 될까.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측근들 사이에서 ‘제3지대’행이 유력하다는 것이 복수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새누리당과 더민주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함에 따라 당내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도 ‘손학규표 새판짜기’가 힘을 받는 이유다.

‘더민주 친문 일색 … 두 번 당하진 않는다’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이 더민주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 전 고문의 더민주 탈당이 현재로서 유력하다.

손학규 전 고문은 더민주엔 안 좋은 추억이 있다. 조직력이 약한 손 전 고문이 친노‧친문계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어 ‘친문 일색’인 더민주에 남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도 손학규 전 대표와 극비 회동 후 “2012년 대선 경선과정에서 투표 방식 대문에 상당히 노여움을 겪었던 같다”고 말한 바 있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손 전 고문이 순회투표에서 1위에 올랐지만 모바일 투표에서 문 전 대표에게 져 2위에 그쳤다.

특히 이번 더민주 전당대회에서 친문의 지지를 받은 추미애 의원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다시한번 친문계의 철옹성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손학규 전 고문도 전대 결과에 적잖이 실망한 모습이다.

지난달 2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천경기 지역 시도당위원장 경선에서 손학규 마케팅에 나섰던 박우섭 인천남구청장과 이언주(경기 광명을) 의원이 결국 비주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30%대 지지에 그치며 패했다. 박우섭 인천남구청장과 이언주 의원은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손 전 고문이 더민주로 복귀할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이 자명하며, 또다시 과거 경선 패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할 것이다.

게다가 비문계의 핵심인 김종인 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의 ‘화해 기류’가 감지됨에 따라 더민주로 돌아갈 명분이 더욱 사라졌다. 문 전 대표 핵심 측근인 추미애 대표가 31일 김 전 대표 측 인사를 대변인으로 기용하면서 친문 지도부가 비주류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전남 강진의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국민의당과 동상이몽?’

손 전 고문이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국민의당에 갈 가능성도 낮다. 국민의당의 최근 행보 역시 손학규 전 고문이 원하는 ‘새판짜기’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중간지대 플랫폼’을 내세우며 중도개혁세력 외부영입을 통한 외연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제3지대론의 핵심은 국민의당이 주축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자당 ‘내부에서’ 새로운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당을 이끌고 있는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요즘 거론하는 제3지대론은 국민의당을 말하는 것”이라며 당 중심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손학규 전 고문이 구상한 것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손 전 고문 입장에서 국민의당은 ‘제3세력’의 한 축일뿐이라는 것. 국민의당 자체가 ‘중도대통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대권도전 의사를 밝히고 본격 대선행보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국민의당 대선후보 자리를 순순히 양보할리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본선 무대에 바로 오르길 바라는 손 전 고문 입장에서 설사 국민의당에 입당한다고 하더라도 대선 경선에서 또다시 안 전 대표에게 밀릴 가능성이 높다.

안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광주, 나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문호를 활짝 개방하겠다. 스스로 시험대를 만들고 끊임없이 돌파해 최종 선택을 받을 것”이며 “양극단은 과거이고 합리적 개혁세력은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국민의당 중심의 제3지대론을 강조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손 전 고문의 핵심측근도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더민주에는 문재인이 있고, 국민의당에는 안철수가 있다”며 “더민주나 국민의당 경선에 참여하더라도, 대선 흥행의 불쏘시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 3지대’는 낯선 경험 아니다…현실화 무게”

손 전 고문 스스로도 두 야당을 선택하기보다 정계개편을 현실화 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은 과거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민주세력’과 ‘실용개혁세력’의 연합인 선진평화연대를 창립하기도 했다. 이후 선진평화연대를 열린우리당과 중도통합민주당 탈당세력과 합쳐 대통합민주신당으로 확장한 경험이 있어 제3지대를 통한 ‘새판짜기’는 손 전 고문에게 낯선 경험이 아니다.

국민의당 김영환 사무총장은 지난 30일 CBS <열린세상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손학규 전 고문은 중도개혁 노선 플랫폼 참여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고 말하며 손 전 대표가 사실상 제3지대의 중심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새누리당에 복당하지 않고 있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늘푸른한국당’ 창당을 주도하는 이재오 전 의원 등 유력 외부인사들과 함께 할 가능성도 높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새한국의 비전’과 손 전 고문의 연대가 점쳐지면서 정계개편이 탄력을 받기도 했다.

손학규 전 고문의 ‘제3지대 행(行)’에 대해 측근 관계자들도 동의하고 있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손 전 고문이 더민주에서 탈당할 가능성은 높다”며 “그러나 이것이 곧 국민의당으로 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에 입당하는 것은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비박계 이재오 전 의원이나 박원순 서울시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여러 인물들과 함께 제3지대를 구축해 다가오는 대선 정국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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