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윤창중]“美 성추행 논란, <조선일보> 등 언론이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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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윤창중]“美 성추행 논란, <조선일보> 등 언론이 만든 것”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9.03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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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노무현 될 수 없어…국민에 대한 도리로 극단적 선택 안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자전적 에세이 <피정-윤창중의 고백> 출간기념 북 콘서트를 열었다. ⓒ 시사오늘

그가 돌아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인턴 성추행' 논란으로 청와대를 떠난 지 3년 만이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자전적 에세이 <피정-윤창중의 고백> 출간기념 북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북 콘서트가 열린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는 백여 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모였다. 취재진이 도착했을 즈음엔 카페 입구에서 책을 구입한 뒤 저자의 사인을 받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논란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윤 전 대변인은 밝은 표정이었다. 칩거 당시 '김포의 존레논'으로 불렸던 단발머리도 말끔히 정리돼 있었다. 그 옆에는 윤 전 대변인의 부인이 사인회를 돕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사인을 요청하는 지지자들을 반갑게 응대했다. 지지자 대부분이 "당신 보려고 여기까지 왔다" "재기하셔라" "힘내야 한다" 등 격려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중간에 "빨갱이들이 너무 많다"며 과격한 토로를 쏟아내는 지지자도 있었지만, 주변 취재진을 의식한 탓인지 윤 전 대변인은 미소만 지어 보였다. 대체로 사인을 위해 이름을 물어볼 때 말고는 말은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날 참여한 지지자들 대부분은 중장년층이었지만, 젊은 세대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한 남자 대학생은 에세이집에 사인을 받은 후 윤 전 대변인과 기념 셀카를 찍기도 했다.

▲ 윤 전 대변인은 3일 북 콘서트에서 당시 목숨을 끊을까도 생각했지만 '노무현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만두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당시 사건으로 내 인생 모든 게 날아갔지만, 녹취록을 듣고 신은 살아계시다, 사필귀정이다고 생각했다"며 "여러분 감사하다"고 전했다. ⓒ 시사오늘

그러나 사인회가 마무리되고 북 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행사 직전, 주최 측이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카페 곳곳이 술렁였다.

주최 측은 "거국적인 마음으로 언론사에 녹취파일과 함께 윤창중 전 대변인의 출연을 제안했다"며 "그러나 전날 오후부터 전혀 연락이 없어서 좀 곤란했다"고 밝혔다. 이에 청중석에서는 언론사를 탓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이 무대에 오르자, 청중석은 연호와 함께 큰 박수를 쏟아냈다. 윤 전 대변인 역시 밝고 설레는 표정으로 지지자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발언문에서 "워싱턴의 악몽이 터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시작된 대한민국 언론과 음해 정치세력이 막후에서 합착했다"며 "장장 3년여에 걸친 '윤창중 생매장 드라마'가 마침내 사필귀정으로 막을 내렸다"고 입을 뗐다.

그는 언론을 향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있는 제1의 암적인 존재'라고 비난하는 동시에, 논란의 음해세력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한 종북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논란 당시 저에 대해 가장 악랄하게 쓴 곳이 <조선일보>"라면서 "기득권 언론 혁파 운동에 제2의 인생을 걸고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여전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1호 인사'로 발탁됐으나, 임명 70일 만에 성추행 논란으로 경질된 바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2012년 대선 기간 중 한 언론인으로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정권 창출을 위해 헌신적 노력을 기울였던 과거를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며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겠다고 약속한 박 대통령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환호 속에 윤 전 대변인의 발언이 끝나고, 앞서 예고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해당 녹취록은 성추행 논란 당시를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류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과의 통화 내용이었다. ⓒ 시사오늘

환호 속에 윤 전 대변인의 발언이 끝나고, 앞서 예고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해당 녹취록은 성추행 논란 당시를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류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과의 통화 내용이었다.

이날 북 콘서트 중에 공개된 녹취록에서 류 전 회장은 '당시 호텔 바에서 윤 전 대변인과 운전기사, 피해 여성이 성추행 등으로 민망한 분위기였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았다"면서 "윤 전 대변인과 인턴은 건너편에 앉아있었고 밤 10시경 자리를 뜨는 걸 봤다"고 답했다.

당시 윤 전 대변인은 미국 워싱턴의 호텔 바에서 오전 2시까지 술을 마시면서 피해자의 '엉덩이를 움켜쥐는(grab)' 등 1차 성추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 날 윤 전 대변인이 인턴을 방으로 불러 나체인 채로 맞는 등 2차 성추행이 있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당시 인턴이 윤 전 대변인의 방을 노크하고 있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고, 스쳐 지나가던 중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그 여성이 엉거주춤 물러서더라"고 답했다.

이에 윤 전 대변인은 "당시 노크 소리가 들려서 대변인실에서 긴급히 브리핑 자료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 샤워 중에 급히 나갔던 것"이라며 "문을 열어보니 그 인턴이길래 여길 왜 왔냐고 가라고 했다. 그 학생이 방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아침 브리핑 자료'라고 적힌 서류를 들어 보였다. 당시 방미 일정 중 대변인실에서 급히 자료를 주고 간 일이 있었다는 증거라는 주장이었다. 청중석에서는 "기자들 쓰레기다" "참지 말라"는 성토가 터져 나왔다.

주최 측인 류석춘 연세대 교수 역시 "성추행이 사실이라면 상식적으로 윤 전 대변인에게 연락해 종합적인 결과가 나왔을 테지만, 경찰이나 검찰에 연락이 오지 않은 채로 공소시효가 끝났다"며 윤 전 대변인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JTBC> 등 다수 언론사는 미국 워싱턴 경찰에 확인해본 결과 "현재 진행 중인 유효한 수사"라면서 "그래서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윤 전 대변인의 '무죄'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은 당시 목숨을 끊을까도 생각했지만 '노무현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만두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개인의 시련이 있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만약 그랬다면 언론에서도 태도를 바꿨을 테지만 누구 좋으라고 죽겠나"라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어 "당시 사건으로 내 인생 모든 게 날아갔지만, 녹취록을 듣고 신은 살아있다,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했다"며 "여러분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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