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기부왕’에 오른 중화권 재벌…국내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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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기부왕’에 오른 중화권 재벌…국내 현실은?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09.04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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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핏줄과 재산상속을 중시하는 아시아에선 기부문화가 자리잡기 힘들다.’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아시아권 재벌들은 극히 드물다는 이 법칙이 흔들리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장룽파 창룽그룹 회장 등 아시아권에서도 기업총수 기부천사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기부왕으로 꼽혔던 인물들은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워런 버핏 등 주로 영미권 출신이었다.

▲ 故 장룽파 창룽그룹 회장 ⓒ뉴시스

이 모든 통념을 깨버린 대표적인 기업총수는 대만의 고(故) 장룽파 창룽그룹 회장이다. 전세계에서 최다(最多) 컨테이너선을 보유하며 ‘선박왕’으로 불렸던 장룽파는 지난 1월 20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그가 일군 창룽그룹의 자산은 약 16조 5000억 원 안팎이다.

그는 2012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 밝혀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내 명의의 재산은 모두 공익 단체에 기부하겠다.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며 “기업의 궁극적 존재 목적은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사회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룽파 못지않은 또다른 기부왕이 있다. 바로 ‘아시아판 빌 게이츠’라고 불리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다. 그는 기부에 인색하다고 알려진 중국 재벌들 사이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회계연도 보고서에 따르면, 마윈이 창업 17년간 기부액 100억 달러(약 11조 원)이 넘는다. 이후에도 마윈의 ‘기부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일 자선기부사업을 위해 9월부터 1년 안으로 알리바바 주식 990만주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 마윈은 작년 알리바바 주식의 스톡옵션을 바탕으로 환경보호, 교육, 의료ㆍ위생 등 분야의 자선 활동에 주로 사용되는 공익신탁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기부했다.

그는 2014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 부호인) 빌 게이츠와 누가 더 나은 자선활동을 위해 돈을 더 효과적으로 쓰는가를 경쟁하겠다“며 기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결과 발표를 앞두고 사재 100억원을 투자해 롯데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렇다면 국내 기업총수들은 어떠할까. 많은 기업총수들이 사회에 사재를 출연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목적 있는 기부’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국내 기업총수 대부분은 경영위기, 재산상속 등 ‘특별한’ 상황이 왔을 때만 기부가 이뤄지며, 평시에는 거의 사재를 출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룹총수들은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결과발표를 앞두고 사재를 기부한다는 갑작스런 발표를 연이어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입찰결과 발표 두 달을 앞두고 사재 100억 원을 투자해 롯데문화재단을 설립했다. 또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청년정책인 청년 희망펀드에도 70억 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면세점 입점경쟁에 뛰어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또한 청년희망펀드에 30억 원을 기부했다. 또 사재 100억 원과 두산 그룹 100억 원을 합쳐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만들었다.

이밖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청년희망펀드에 사재 60억 원을 기부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사재 60억 원을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시 일각에선 “심사에서 ‘상생(相生)’이 중요 요소로 꼽힌 만큼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한 것 포석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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