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명절선물 ‘건강기능식품’, 제대로 알고 골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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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명절선물 ‘건강기능식품’, 제대로 알고 골라야
  • 김래영 압구정 대자인 한의원 원장
  • 승인 2016.09.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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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래영 압구정 대자인 한의원 원장)

추석 명절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불황의 여파로 한동안 주춤했던 백화점과 재래시장,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명절선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길로 때 아닌 명절특수를 누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절선물은 한우, 과일, 생선, 말린 과일, 견과류 세트 등이 대표적이지만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제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일지라도 사람의 체질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약효가 다르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 전 몇 가지 체크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건강기능식품 중에서도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홍삼은 열(熱)이 많은 약재여서 몸이 찬 소음인(少陰人)에게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소양인(少陽人)이나 태양인(太陽人), 태음인(太陰人)은 혈압상승, 상열감, 체중증가, 집중력 저하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또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홍삼절편이나 홍삼액 등과 같은 일부 홍삼 가공식품은 홍삼의 함유량이 표준함량보다 낮은 경우가 많고, 성분을 알 수 없는 불법재료를 사용해 제조 판매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 구매 전 반드시 성분, 함량, 제조사, 판매처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반면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이나 태양인이라면 경옥고가 가장 적합하다. 질병의 치료제로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경옥고는 한의학에서 정(精)이 부족한 것을 보충해 골수를 돕고 근골(筋骨)을 튼튼하게 하며 모든 병을 예방하는 데 사용하는 처방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근 발표된 실험 논문에서도 결핵균에 대한 효과가 확인된 바 있으며, 심장질환, 폐암, 피로회복,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허준 선생 역시 평생 경옥고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으며, ‘동의보감’에서는 흰머리가 검어지며 빠진 이가 다시 생기고 걸어 다니는 것이 말이 달리는 것과 같아진다고 했다. 

다음으로 체질에 관계없이 누구나 복용할 수 있는 선물을 원한다면 공진단이 적합하다. 황실에 바쳐졌던 명약인 공진단은 기혈보충과 원기회복, 보혈작용 등의 효능이 있으며, 타고난 원기를 든든히 해 신수와 심화가 잘 오르내리게 하면서 오장이 조화되고 병이 생기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공진단의 주원료인 사향은 사향노루의 사향선을 건조시켜 얻는 약재로써 강심작용을 하고, 막힌 기혈을 뚫어줘 약의 효능이 전신으로 강하게 퍼지게 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녹용은 선천적인 허약 체질을 보강하면서 면역력을 올려주고, 당귀는 혈액을 보충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산수유는 신장을 보강하고 골수를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공진단을 제환할 때 가장 중요한 약재는 바로 ‘사향’인데 사향 자체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불법 유통업체에서는 저질 사향에 대체물질인 ‘엘 무스콘’을 섞어 제조, 판매하고 있다. 

특히 사향은 의약품으로 분류돼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수입인증과 관리를 받아야 하는데, 국제멸종위기종 거래 제한(CITES)에 의해 수입이 제한돼 대량으로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진단을 처방받을 때는 반드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사향을 사용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함량 역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공진단은 1환 무게 5g, 사향은 1환 당 100㎎, 100환 당 총 10g이 들어가며, 잘 빚어진 공진단은 다시 한 번 금박으로 입히는데 이는 단순히 고급스럽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향이 방향성 약재이기 때문에 금박을 입힘으로써 향의 감소가 덜하고 약효를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공진단이나 경옥고와 같은 고가의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에는 한의사 면허증을 소지한 전문한의사가 직접 제환한 것인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입인증과 관리를 받은 제품을 사용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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