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픈 카지노와 기회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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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픈 카지노와 기회비용
  •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 승인 2016.09.0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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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한의 긴급진단〉국가정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분석·판단하고 입안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지난달 17일 국민의당 김관영(전북 군산) 의원은 호남 출신 및 지역구 여야 의원 등 45명의 동의를 얻어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허용을 골자로 하는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출입(open casino)에 대해 현재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있는 강원도 출신 국회의원들은 수요 감소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전북 새만금은 물론 인천 영종도 등 국내 다른 지역에 오픈 카지노를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첫째, 새만금사업은 1991년 11월 16일에 기공해 2006년 4월 21일에 물막이 공사가 완료됐고, 보강 및 성토작업 등을 거쳐 2010년 4월 27일 준공됐다. 그동안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투입된 기반시설비, 용지조성비, 수질개선비, 기타 부분의 정부 예산은 3조 7540억 원이다. 그러나 2011년 3월 16일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aster Plan)이 확정된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만금사업은 아직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 그 이유는 국가 예산이 아니라 내·외국 기업 등 민간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막대한 자금과 장기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고, 개발사업의 과실(果實)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무리한 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미국, 중국은 물론 중동 자본 등 외국기업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외국 기업의 경우, 국내 기반시설과 산업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투자를 하기는 사기업의 속성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전북 새만금과 인천 영종도에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시스템을 도입할 때는 외국 자본이 투자할 수 있다는 조건부 투자의향을 밝힌 사례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되고, 토지구획정리작업과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위해 재정 지출이 이뤄져 있는 새만금사업과 인천 영종도 등 개발 사업에 대해 지금과 같은 규제정책으로 계속 방치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오픈 카지노 도입을 통해 외국 자본의 국내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이것을 기회비용 차원에서 고민해 봐야 한다.

지금과 같이 정책 부재와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개발사업 부지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오픈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하더라도 규제를 풀어 개발사업 부지에 외국자본을 투자 유치하는 것이 더 경제적인지를 계산해봐야 한다. 지금과 같은 무정책으로 그대로 간다면 그동안 국가예산이 투입된 개발사업을 방치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가 되고 만다. 따라서 새만금과 인천 영종도 등 경제자유구역 내에 오픈 카지노를 합법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방치된 새만금과 영종도 등 개발사업의 편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둘째, 강원랜드를 의식해 다른 지역에 오픈 카지노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것도 지역균형개발과 형평에 맞지 않는다. 강원랜드가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의 일환으로 폐광지역에 건설됐다고 하지만, 그 시장과 수요는 폐광지역주민이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강원도에 강원랜드는 되는데 전북 새만금이나 인천 영종도는 안 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강원랜드의 기득권 보호와 정부의 부정적인 규제정책 때문에 오픈 카지노를 도입하지 못한다면, 새만금이나 영종도 등 정부예산이 투입된 국가사업이 결실을 얻지 못하는 불행이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일부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규제의 원인이 돼서는 안 된다. 그것은 시장에 맡기고, 카지노 이용객인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카지노사업이 사행사업이라는 전제 하에서 허가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면, 강원랜드 또한 오픈 카지노의 허가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관광산업에는 카지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 테마파크 등 관련 산업이 함께 존재하는 복합적인 산업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사행산업인 로또와 경마산업 또한 그 사업이 가지고 있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이 적절히 자신들을 통제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카지노에 관심이 있는 한국인 소비자들은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 등 외국의 카지노에서 이미 즐기고 있다. 이는 국내 내수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픈 카지노 불가 정책 때문에 생기는 결과다.

국가정책은 국가의 장래나 대국적인 견지에서 분석하고 판단하고 입안해야 한다. 전북 새만금이나 인천 영종도 등 국가 예산이 투입된 개발사업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국내 자본 투자가 어려우면 외국 자본 투자를 유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처럼 새만금이나 영종도를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일부의 우려를 극복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해 세수를 확보하고, 관광 등 관련 산업을 육성·발전시킬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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