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H, '탈정치'와 '정치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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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H, '탈정치'와 '정치화' 사이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8.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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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탈정치화…김태호 내정자 정치화 강조
8·8 개각을 통해 1971년 11대 국무총리 JP에 이어 39년 만에 '40대 총리'에 오르게 된 김태호 국무총리 지명자가 이명박 대통령과 판박이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점과 중학교 졸업 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인문계 진학을 포기하고 상고(이명박 대통령)와 농고(김태호 총리 내정자)로 진학해 각각 고려대 경영대와 서울대 농업교육학과에 합격하는 등 자수성가했다는 점이 눈에 띤다.

또 대학재학 당시 이 대통령은 한일어업협정에 반대한 6·3 시위에 참여했고 김 내정자는 상도동계 고 김동영 의원의 집에서 입주과외를 하면서 민주산악회와 인연을 맺으며 간접적으로 정치를 경험했고 이후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초고속 출세를 했다는 점도 비슷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둘다 여의도 정치에 관심을 끌지 못한 주류정치인이 아니었지만 서울시장과 경남지사 등을 거치며 행정경험을 통해 정치적 수완을 쌓았다는 점도 유사하다.

 
▲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     © 뉴시스

그래서일까. 이 대통령은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당정청간 인적쇄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장고 끝에 차기 국무총리에 김태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들이 비슷한 것은 행보뿐만이 아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나 수도권 규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등 보수적인 성향과 정책방향 등이 비슷하다.

다만 이 대통령은 정치논리를 배격하고 있지만 김 내정자를 드러내놓고 정치논리를 강조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 대통령은 MB정부 출범 직후 미국산 쇠고기 반대로 인한 촛불시위 이후 한반도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민간의료보험 등을 두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대가 봇물을 이루자 "국책사업을 정치논리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탈정치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김태호 내정자는 지난해 9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도지사가 행정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만 도지사 일은 95%가 정치고 5%가 행정"이라면서 "갈등을 풀어내고 투자를 유치하는 일이 정치"라고 말하며 '정치인형‘ 도지사의 모델을 보여줬다.

이는 원칙을 명분삼아 김 내정자가 이 대통령보다 4대강 사업 등과 같은 국정사업 등에 속도전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김 내정자는 정부여당이 한반도 대운하를 포기할 당시 "정부가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일갈했고 경남도지사 당선 직후엔 "최대 목적은 기업이 투자하고 싶어하는 도시, 강성노조가 없는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김 내정자는 지난해 6월 민족통일중앙협의회가 주최한 민족통일 전국대회 축사에서 대북정책과 관련 "지난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폭탄"이라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9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김태호 총리 내정자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과 성장과정과 컬러 등이 비슷하다는 것은 오히려 문제라고 본다"며 "국정 운영 방향을 틀어야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좀 컬러가 다른 그런 총리가 보완하는 방식으로 결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데, 자신의 분신과 다름없는 그런 리틀 이명박을 앉히면 기존의 노선이 더 강화되는 것 밖에 더 있겠느냐"며 평가절하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친서민 노선으로 가겠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이 말을 넘어서서 실질로 나가기 위한 인적 쇄신이 필요한데, 쇄신된 인물들의 면면은 오히려 과거 회귀용이자 생색내기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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