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타정 논란서 한숨 돌린 한미약품…신약개발 ‘계속’
스크롤 이동 상태바
올리타정 논란서 한숨 돌린 한미약품…신약개발 ‘계속’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10.05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약품, 악재 딛고 재도약 성공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한미약품이 중증부작용 발생으로 논란이 됐던 ‘올리타정(올무티닙염산염일수화물)’의 제한적 시판이 허용되면서 임상 실패와 늑장공시 등 연이은 악재 속에서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상 중 2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었지만 실패를 자산으로 삼아 신약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한미약품이 올리타정 임상 부작용 발생으로 신뢰에 금이 갔지만 R&D는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올리타정, 판매 정지 면해

식약처는 지난 4일 올리타정 복용시 의사의 전문적 판단 하에 중증피부이상반응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음을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복용 동의를 받아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상적 처방을 받은 해당 약물 복용 환자에 대한 전수 모니터링도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식약처에 따르면 올리타정 임상 시험 과정에서 해당 의약품과 관련성이 있는 ‘독성표피괴사용해(TEN)’ 2건(사망 1건, 입원 후 회복 1건),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1건(질병진행으로 인한 사망) 등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나타났다. 

사망 환자 중 1명은 부작용(TEN)과 올리타정과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됐으며, 해당 환자는 중증피부이상반응이 알려진 다른 약물(당뇨병약)을 함께 복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다른 사망자는 부작용(SJS)이 발생했으나 폐암 진행으로 사망했고 최초 부작용 발생 시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보고되지 않았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늑장공시 논란' 있지만…국내 제약업계 이끈 한미약품 '평가절하 자제해야'

이로써 한미약품은 임상 사망자에 대한 책임은 일부 모면하게 됐으나,  ‘늑장공시 논란’으로 모럴 해저드 비판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8조 수출 신화’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더욱이 한미약품으로서는 그동안 제약업계의 R&D 역사를 써온 선두주자였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제약업계의 적극적인 R&D 투자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6.8%로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높았다. R&D 투자 금액도 824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지난해에는 얀센, 사노피 등 다국적 제약사들과 총 6건, 약 8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 체결에 성공하면서 정체됐던 제약·바이오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했다. 

이에 국내 주요 제약사들도 ‘제2의 한미약품’을 꿈꾸면서 R&D 투자에 뛰어들었다. 올해 2분기 유한양행, 녹십자는 각각 R&D 비용을 전년대비 31.7%, 19.2% 만큼 끌어올렸다. R&D 비용 증가로 전반적인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업계는 이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에 대한 지나친 평가절하는 자제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5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책임은 책임대로 반드시 호되게 물어야 한다. 그래야 국내외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간 한미약품이 우리 제약업계 발전에 큰 이바지한 공은 공대로 평가해야 한다. 한미약품이 업계에서 또 다른 마중물 역할을 자임해 재도약에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올무니팁 임상 계획대로 진행'

한미약품 역시 이번 악재로 R&D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딛고 신약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올리타정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BI)의 라이선스 반환에 개의치 않고 올무티닙에 대한 신약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지난 2일 “신약개발에 있어서 위험요소와 새로운 경쟁 환경의 출현 등 종합적인 리스크는 늘 있으니 이해해 달라”며 “올무티닙에 대해 향후 개발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이 주도하던 올무티닙의 글로벌 임상 2상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확보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내년 8월까지 임상을 진행하며 200억원 규모의 개발 비용 중 일부도 한미약품이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리타는 기존 표적 폐암치료제 중 하나인 EGFR-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제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비소세포폐암)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그 효용을 무시할 수 없다. 

이원식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지난 4일 “신약의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기존 치료에 실패한 말기 폐암 환자에게는 신약의 유익성이 위험성보다 크다고 판단했다”며 “투약을 중단하면 환자의 증세가 급격하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의약품 심사 및 허가가 엄격해질 가능성을 두고 업계 전반이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신약개발 성공만 부각되는 측면이 큰데 1상부터 최종 승인까지 성공 확률은 10%도 안 되는 등 어두운 면이 더 많은 만큼 국민적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임상시험 중단이나 판매 정지는 피했지만 부작용에 따른 환자 사망을 뒤늦게 보고했다는 의혹에 관해 식약처의 조사를 받고 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