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김태호 '묵계', 박근혜 ‘정조준’
이명박-김태호 '묵계', 박근혜 ‘정조준’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8.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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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의원 입각, 친박 결속 와해 노려…박근혜 여전히 침묵

이 대통령이 8.8 개각으로 40대 총리인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를 깜작 발탁하자 여의도 정가가 세대교체 프레임 덫에 걸리며 벌써부터 2012년 차기 대권을 향한 헤게모니에 골몰되고 있다.

특히 총리에 지명된 김 내정자의 경우 지난해 9.3 개각을 통해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거뒀던 정운찬 총리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관측돼 MB·친이계 vs 박근혜·친박계의 대혈전이 될 전망이다.

정 총리가 세종시 원안을 뒤집으며 충북에서 지지도가 높은 박 전 대표를 견제하는 임무를 수행했다면 김 내정자는 MB정권 3년차 카드를 가지고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박 전 대표의 지지층을 와해시킬 가능성이 높다.

국가 백년대계 불타협론으로 속도전을 펼쳤던 세종시 수정안이 결국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돼 정 총리가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크지 못하자 최근 정치권의 화두인 세대교체를 통한 박근혜 대항마 키우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

김 총리 내정자는 지난 1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 당시 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민생을 살필 수 있는 더 큰 공부를 하고 싶다”며 6·2 지방선거 불출마 뜻을 밝혔고 이후 같은 달 25일 경남지사 3선 도전을 포기했다.

이는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인적쇄신 논란으로 들끓기도 전 이 대통령과 김 내정자는 서로 개각과 관련해 모종의 전략적 제휴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기에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가 막후에게 김 내정자를 측면 지원함과 동시에 여의치 않을 경우 전면에 나서며 정치판을 뒤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장과 총리 카드에 각각 ‘임태희(54세)와 김태호(48세)’ 카드를 선보이고 정권 2인자 이재오 의원을 정형화된 임무가 없는 특임장관에 내정함으로써 정치력을 맘껏 펼칠 수 있게 해 이들이 모두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 급부상하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친박계다. 9.18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후보들의 난립으로 친이계 독주체제가 공고화된 이후 박 전 대표는 다시 특유의 침묵정치를 펼치며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고 이 대통령의 8.8 개각 이후 정치권의 이목은 그에게 쏠리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유정복 의원의 입각을 두고 친박계의 결속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고 박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도 대권행보를 하자는 쪽과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자는 쪽이 갈리고 있다.

그러자 친박계 의원들 각개약진 식으로 친이계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한선교 의원은 10일 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태호 총리 내정과 관련, “"(박 전 대표) 본인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시대에 대통령은 세계를 무대로 해서 뛰고 계시고, 총리의 역할은 국내의 여러 가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책임져야 하는데 그 대항마(라는 표현)를 갖다 놓으면 되겠나.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김 내정자를 견제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도 “친이계가 이렇게 나오면 우리도(친박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 특유의 성향상 당분간 정치일선에 나서지 않고 정중동 행보를 보일 것"이라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나가는 게 최상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왜 박 전 대표는 친박계의 결속력이 와해되고 있는 시점에도, 그리고 김태호 내정자를 통해 자신을 견제하는 것을 감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권행보를 하지 않을까.

8.8 개각에서 친이계의 친정체제가 구축됐다 하더라도 박 전 대표가 권력욕을 채우기 위해 정치전면에 나서며 친이계와 사생결단 하듯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게 그 이유다.

박 전 대표로서는 일단 상황추이를 지켜보다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김태호 내정자가 박연차 리스트 덫에 걸리며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면 정치권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MB정부 2기 내각 출범 이후 세종시 수정안이라는 카드를 던졌어도 박 전 대표는 살아남았다. 3기 내각에서 김 내정자 던질 승부수 카드와 세대교체론 등에서 박 전 대표는 생존할 수 있을까.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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