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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과거 경제성장 담론으론 경제위기 극복 못해”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87)>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 "경제성장은 수단일 뿐, 경제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행복’”
2016년 10월 10일 (월) 최정아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한국형 성장모델은 동력이 다했다.”

최근 세계 유력 컨설팅기업 맥켄지가 한국경제에 대해 분석한 내용이다. 오늘날 한국경제가 구조적 위기에 봉착했으며, 과거의 성공법을 답습해선 안 된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지난 4일 국민대 북악포럼 연단에서 역설한 바도 이와 같았다.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의 성장주도 경제정책으론 오늘날의 한국경제 위기를 타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포럼이 열린 국민대 한 강의실엔 이용섭 전 장관이 분석한 ‘한국경제 위기의 원인과 대안’을 경청하려는 학부‧대학원생으로 가득했다. 그만큼 한국이 봉착한 경제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과 열의는 상당했다.

   
▲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지난 4일 국민대 북악포럼에서 '한국경제의 위기의 원인과 대안'에 대해 특강을 가졌다. ⓒ시사오늘

한국경제 3대重病 : 저성장‧사회양극화‧재정정책

이용섭 전 장관이 꼽은 경제위기의 원인은 세 가지다. 바로 저성장, 사회양극화, 재정정책의 실패다.

실제로 한국의 저성장 위기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0년대 들어 연평균 3.6% 급감하고 있으며, 지난해 경제성장률 또한 2.6%에 그쳤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은 ‘성장률 수치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경제성장률과 일자리‧소득분배율이 항상 비례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은 ‘질나쁜 성장’을 하고 있다”며 “영국에선 한국보다 낮은 성장률(1.8%)을 보였으나 일자리 200만개를 창출했다. 문제는 성장을 통해 소득‧분배가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졌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소득 재분배’는 한국 경제가 주목해야할 문제다. 소득 재분배 비율이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소득이 고르게 분배돼야 지속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며 “IMF가 2015년 발표한 따르면, 상위 20%의 소득이 1%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은 평균 0.08% 감소한다. 하지만 하위 20% 소득자의 소득이 1% 증가하면 성장률이 연평균 0.38%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소득 재분배’가 경제성장의 핵심이나, 한국경제는 오히려 ‘사회 양극화의 늪’에 빠졌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분석이다. 그는 “한국 지니계수(사회 불평등 지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계속해서 증가추세다”라며 “중산층이 많아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나, 지난 10년간 중산층 비율도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한국경제가 사회 양극화 문제에 허덕이는 원인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정부 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고수해왔다.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 유행했던 ‘낙수효과론(부유층의 투자‧소비 증가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로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 국가적인 경기부양효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정부가 오늘날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과거엔 낙수효과가 맞았지만, 이젠 ‘분수효과’를 봐야한다”며 “1995년엔 10억을 투자하면 일자리 36개가 생겼으나, 오늘날엔 12개 일자리만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지난 10년간 대기업이 창출한 일자리는 22만개 감소했지만, 중소기업는 오히려 358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이젠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재정정책의 실패도 한국경제의 위기에 한몫했다. 이 전 장관은 재정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성공적인 재정정책으로 소득 양극화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재정정책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재정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OECD의 평균 재정정책 효과는 36%에 달하지만, 한국은 9%에 그쳤다”며 “정부 재정정책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 또한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 당시만해도 조세부담율이 19.6%까지 올라갔지만, 이명박 정권이 부자감세 정책을 펼치면서 다시 감소했다”며 “노무현 정부 당시 정책을 유지했다면 오늘날 조세부담율이 20%를 넘어섰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증세없는 복지’에 대해서도 “허구다.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지난 4일 국민대 북악포럼에서 '한국경제의 위기의 원인과 대안'에 대해 특강을 가졌다. ⓒ시사오늘

‘절적 성장’으로 경제위기 극복해야

이 전 장관은 한국경제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양적성장이 아닌 ‘질적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오늘날은 신자유주의 정책이 아닌 ‘포용적 자본주의’ 정책으로 가야한다”며 “대기업, 재벌 등 부자중심으로 경제를 운영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살려서 분수효과를 통해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6월 기준) 1130.5조에 달한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로 인해 소비는 더욱 얼어붙고 있으며, 금융기관 부실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최저임금을 올리고 중소기업을 육성해서 소득을 증대 시켜야한다”며 “부채주도 성장이 아닌, 소득중심 성장이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이 전 장관은 사회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를 늘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선 북유럽에서도 복지 비용을 줄이는 추세라며, 한국도 복지를 줄여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됐다”며 “몸무게 100kg대 사람과 50kg대 사람이 다이어트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복지’란 단어가 일부 사람들에겐 부당하게 들리겠지만, 일자리 문제,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가 복지정책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창업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한국에선 김밥, 커피집 등 저부가가치 사업만 급증하고 있을 뿐, 새로운 시각의 창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기틀을 마련해줘야한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장관은 “미국에선 창업에 실패해도 재도전할 기회가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창업 활성화 정책을 통해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을 찾아야한다”고 밝혔다.

90분동안 진행된 이번 특강에서 이 전 장관이 여러번 강조한 말이 있다. “경제성장은 수단이다. 경제성장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행복이다.” 이를 위해 부자와 서민, 중소기업과 대기업,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사회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이 전 장관이 꿈꾸는 한국경제의 미래라는 이야기다.

그는 또한 “결국은 정치다”라면서 “큰 그릇이 정치라면, 그릇에 담긴 것이 경제, 사회, 문화다. 정치가 흔들리기 때문에 한국 경제도 흔들리는 것이다. 결국 한국정치의 주인을 잘 만나야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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