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와 망국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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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와 망국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0.13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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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흔들리는 대기업들의 단골메뉴, '경제위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굴지의 글로벌 대기업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갤럭시노트7 단종, 엔진 결함 등 악재에 크게 휘청이고 있다.

삼성의 경우 브랜드 가치 손실 등을 감안했을 때 무려 10조 원 가량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되며, 현대차 역시 지난달 국내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하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서 5위로 밀려나는 등 막대한 손해가 예상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위기에 빠진 이유가 '품질'에 있다는 점이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추락한 기업 이미지 제고와 무너진 제품 신뢰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흔들릴 때면 업계와 언론에서 꼭 등장하는 말이 하나 있다. 바로 '경제위기'다. 마치 단골메뉴처럼 다뤄진다. 이번에도 여지없었다.

물론, 삼성과 현대차가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굳이 수치를 들먹이지 않아도 될 만큼 절대적이다. 두 대기업의 위기 극복 여부에 수많은 협력·하청업체와 업계 종사자, 그리고 국민들의 밥그릇이 달려있다. 국내 경제 전체가 기우뚱하고 있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 삼성그룹(왼쪽)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위기가 과연 우리나라 경제 전체의 위기일까. ⓒ 각 사(社) CI

하지만 삼성·현대차가 문을 닫는다고 해서 과연 대한민국이 망할까. 그건 옛날이야기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당장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곧 그 자리는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더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기업이 앉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그것이 바로 삼성과 현대차를 비롯한 우리 재계가 늘 강조하던 시장경제질서다.

더욱이 삼성·현대차의 이번 위기는 몇몇 재벌기업의 위기가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이상한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혁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된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지난 12일 한 언론에서 "삼성·현대차의 위기는 해당 기업과 한국 경제 전체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품질 안전의 중요성 재확인 △미래 경쟁력 강화의 계기 등을 들었다.

정치권에서 손꼽히는 경제통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은 13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삼성의 갤럭시노트7 퇴출, 현대기아차의 소나타 엔진결함 은폐 등 현상은 재벌 주도 황제경영의 폐해"라며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과 수평적 문화를 정착시킬 경제민주화가 시급함을 절감한다"고 꼬집었다.

삼성·현대차만의 위기를 우리 경제 전체의 위기로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경거망동은 삼가야 한다.

갤럭시노트7이 세계 곳곳에서 폭발했을 때, 세타2 엔진 결함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호소했을 때는 침묵했던 자들이, 갑자기 '삼성과 현대차의 위기는 곧 한국 경제의 위기'라며 경제위기를 들먹이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다.

또한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신들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사즉생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

두 회사는 국민들의 녹을 먹고 성장한 재벌 대기업이다. 사랑 받은 만큼 책임을 지는 건 순리다.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이기도 하다. 전(全)국민이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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