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건설 본사 앞에 모인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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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대건설 본사 앞에 모인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왜?
  • 박근홍 기자·장대한 기자
  • 승인 2016.10.14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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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면담 주선해 달라" vs. 현대건설, "경영간섭이라 나설 수 없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장대한 기자)

▲ 지난 11일 건설노조 소속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현대건설에 협력하는 한 크레인 임대업체의 부당한 채용 거부에 반발해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대화에 나서지 않는 크레인 임대업체를 현대건설이 나서서 설득해 달라고 요구한다 ⓒ 시사오늘

지난 11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는 노동자들이 부르는 애달픈 민중가요가 울려 퍼졌다. 현대건설의 한 하청 크레인 임대업체의 횡포를 고발하고자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 소속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집회를 연 것이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130여명에 달하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채용을 거부하고 있다. 노조 소속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최근 수년간 타워크레인 파업에 동참해 피해가 컸다는 명분이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게 건설노조 측의 주장이다. 조합원이 아닌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경우 저단가로 채용이 가능한 데다, 근무시간까지 마음대로 편성할 수 있어, 노조 소속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채용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 건설노조 핵심 관계자는 "건설노조와 사측 협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에는 분명 조합원 우선 채용 문구가 들어있다"며 "그럼에도 채용을 거부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토로했다.

▲ 건설노조 측은 130여명에 이르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일을 쉬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대건설 측이 크레인 임대업체와의 면담 자리만 주선해 주면 바로 집회를 철수하겠다고 했다. 현재 집회는 1인시위로 전환돼 진행되고 있다 ⓒ 시사오늘

더욱 큰 문제는 해당 업체가 건설노조 측과의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직접적인 면담은 물론, 전화까지 안 받는 상황이라는 게 노조 측의 전언이다. 이로 인해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짧게는 수일, 길게는 7개월가량을 생업에서 손을 뗀 실정이다. 이들이 현대건설 본사 앞에 모인 이유다.

건설노조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 이창환 사무국장은 "해당 업체에서 전혀 우리들에게 응답을 안 한다. 때문에 현대건설이 중재를 해 줬으면 해서 본사 앞 집회를 진행한 것"이라며 "현대건설이 발주처인 만큼, 좀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 면담 자리만 만들어지면 집회를 즉각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지난 11일 대규모 집회를 벌인 이후, 2인 1조 1인 시위로 전환해 현대건설 본사 앞 집회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측은 지난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원청이라고는 하나, 채용 문제에 대해 나서는 건 경영간섭에 해당된다"며 "안타깝지만 해당 업체와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업체와의 통화도 수차례 시도했으나 연락은 닿지 않았다.

한편, 해당 크레인 임대업체의 이 같은 채용 거부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14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타워크레인은 숙련공이 일을 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고공 중장비"라며 "낮은 단가로 일을 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학원에서 갓 면허증을 딴 사람들만 채용하면 대형 안전사고가 생길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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