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戰①] 인상이냐 인하냐, 갈림길에 서다
[법인세戰①] 인상이냐 인하냐, 갈림길에 서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10.14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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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감세 이후 7년…다시 도마 오른 법인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정부 정책의 풍향계, 법인세율이 움직인다. 법인세 인상이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하면서다. 기업들에게 부과되는 소득세라 할 수 있는 법인세는, 그 등락여부로 경제 정책의 방향을 알 수 있다. 친(親)기업 성향인지, 아니면 분배에 방점을 찍고 있는지가 사실상 드러난다.

‘비즈니스 프랜들리(business friendly)’를 천명했던 이명박(MB)정부에선 2007년 1억 원 이하 법인 13%, 1억 원 초과 법인 25%(1,200만원 누진 공제)였던 세율을 2012년 2억 원 이하법인 10%, 2억원 초과~200억 원 이하법인 20%(2,000만원 누진 공제), 200억 초과 법인 22%(42,000만원 누진 공제)까지 낮췄다. 현 박근혜 정부는 이를 그대로 유지 중이다.

이에 임기 말이 다가오는 현재, 야권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 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과연 다음 경제정책의 바람은 어느 쪽으로 불 것인가. 풍향계의 움직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기업들에게 부과되는 소득세라 할 수 있는 법인세는, 그 등락여부로 경제 정책의 방향을 알 수 있다. 친(親)기업 성향인지, 아니면 분배에 방점을 찍고 있는지가 사실상 드러난다. 지금은 야권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 요구가 빗발치는 중이다. 과연 다음 경제정책의 바람은 어느 쪽으로 불 것인가. 정책 풍향계 법인세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사오늘

법인세의 정체는

법인세의 사전적 정의는 법인체의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조세다. 자본주의 경제의 발달, 기업들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세금이다. 기업들이 대부분 법인(法人)의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작금은 대부분의 국가재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세목(稅目)의 하나로 손꼽힌다.
단순한 정의만 보면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인 바, 걷으면 걷을수록 세금을 통한 기업규제가 되고, 세율을 낮춰줄수록 풀어주는 모양새다. 큰 흐름은 이와 유사하다. 대체적으로 법인세율 인상은 기업에 불리하고, 인하하면 조금 더 분배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조금 더 복잡해진다. 다양한 세액공제(稅額控除)와 감면액 등을 모두 계산해서 실효세율도 따져 봐야 한다. 과세표준을 포함한 다양한 기준에 따라 최종 법인세 수입도 달라진다.

한국 법인세의 역사

학계마다 이론이 있지만 한국 법인세의 등장은 1916년 일제강점기에 일본 소득세법 중 ‘법인소득세에 관한 규정’ 도입으로 본다. 그러나 사실상 현대적 의미의 법인세가 나타난 것은 정부수립 후 1949년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이때 ‘소득세법’이 새로 제정됨에 따라 완전한 형태의 법인세 및 개인소득세의 독립적 병과체제가 확립됐다. 이후 경제적 환경, 정부 정책에 따라 인상과 인하를 거듭하던 법인세는 1974년 초과누진세가 단순누진세로 전환되는 한 차례의 개편을 거치고 제도적 안정을 찾는다. 민주화 이후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를 거치며 1991년 34%에서 28%까지 낮아지고,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며 25%까지 내려왔다. 가장 최근 변화는 MB정부에서의 인하다. 단순세율(명목상 최소세율)은 지속적인 인하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실질적 법인세 부담률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가장 높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법인세, 왜 논란의 중심인가

법인세율의 인상, 인하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는 이유는, 법인세율 변동이 가져올 효과 때문이다. MB정부에서 법인세 인하를 단행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다시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법인세를 인상할 경우 투자가 더욱 위축되거나 소비자들에게 조세인상이 귀착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각에 따라, 분석과 예측에 따라 주장이 달라지기 때문에 양 측의 의견은 팽팽한 평행선을 달린다.

우선 여당은 법인세 인상을 반대한다. 경제적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조세 인상에 거부감이 있다. 경제학에서 조세는 시장의 원리를 왜곡, 사회 전체 효용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법인세 증가는 결국 경기 침체를 유발해 국민에게 피해를 입힌다. 경기 침체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 세수(稅收)가 줄어들어 야당이 주장하는 복지 확충도 불가능해진다.

또한 법인세 인하가 세계적 추세라는 것도 여당의 반대 논거 중 하나다. OECD 회원국 상당수가 법인세율 인하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세율을 높일 경우 국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버거킹’을 비롯, 높은 법인세를 피해 본사를 이전한 기업들의 사례도 여당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반대로 야당은 법인세 인하가 기업의 배만 불려준 결과를 낳은 만큼, 세율을 인상해 세수를 확충하고 국가가 부(富) 재분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율을 인하한 뒤 6년간 전체상장사의 당기순이익과 사내유보금은 증가한 반면 투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또 야당은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실질세율이 높지 않다고 말한다. 기업 총이익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실질세율은 한국이 33.2%로, 프랑스나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브라질, 중국, 인도 등의 개발도상국과 비교했을 때도 크게 낮다.

실질적으로 법인세가 가져올 효과에 주목하는 것 이외에, 정치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대선을 앞두고 각 주자들은 경제이슈 선점에 들어갔다. 특히 향후 경제민주화나 동반성장 등과 함께 ‘법인세 인상’이 다음 경제정책의 키워드가 될 조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핵심 관계자는 지난 1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법인세(인상·인하 논란)는 사실 곤란한 것이, 어느 한 쪽의 손을 들기에는 양쪽 다 나름의 근거가 있을 것”이라며 “정치인 개인의 경제적 가치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데다 의외의 변수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성패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최근 다시 이슈화 되면서 법인세율의 변화가 약간 정치적·정책적 상징처럼 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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