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자의 까칠뉴스]"당신은 누구편이세요?" 식약처장과 aT홍보실장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 기자의 까칠뉴스]"당신은 누구편이세요?" 식약처장과 aT홍보실장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10.15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손문기 식약처장과 심정근 aT홍보실장이 국감에서 국민은 뒷전인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인터넷커뮤니티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한미약품 변호인이냐.”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홍보실장이 공사 사장의 입이냐, 장관의 입이냐.”

식약처나 aT는 모두 국민을 위해 만들어진 정부기관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죠.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할 이런 곳에서 근무하는 수장과 핵심 간부가 국민은 뒷전인 발언과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비난의 십자포화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비난받는 배경을 알면 ‘도대체 국민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안위를 위한 것’이냐며 입에 거품을 물 국민들도 있을 것입니다. 편 가르는 것은 좀 우습지만 이들은 국민편이 아닌듯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식약처, 은폐? or 한미약품과 커넥션?

우선 식약처장이 한 말을 들여다 볼까요.

지난 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미약품의 폐암 신약 ‘올리타정(주성분: 올무티닙염산염일수화물)’ 부작용 사태에 관한 의원들의 비판 세례가 이어졌는데요.

손문기 식약처장이 한미약품 올리타정의 부작용에 대한 늑장보고 과정 설명 중에 “일부 사망 보고는 올리타와 연관관계가 적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해명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손 처장의 해명을 듣고 곧바로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의 질타가 쏟아졌죠. “식약처장은 한미약품의 변호인이냐.” 천 의원이 화가 난 것은 국민의 안정을 위해 즉각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차원입니다.

과연 손문기 식약처장의 말이 맞을까요. 지난 9월 1일자 한미약품이 식약처에 보고한 보고서를 보면 ‘한미약품 자신도 명백히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보고서는 ‘연구자는 해당 이상 반응에 대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실험 약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명백히 관련 있음 판단하고 의뢰자 역시 연구자의 의견에 동의하여, 해당의 이상반응을 식약처에 보고합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망사고에 대해 보고가 늦긴 했지만, 한미약품도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식약처는 9월 1일 보고를 받고 30일이 지난 후인 9월 30일이 돼서야 제한적 사용을 권고하는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식약처는 3일간의 연휴 후 10월 4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조찬 회의를 열어 게재한 조치를 철회했죠. 왜 그랬을까요? 천정배 의원 지적처럼 식약처가 한미약품의 변호인 노릇을 한 것일까요?

반면 이날 일부 여당 의원들은 안전성 문제보다 이번 올리타정 사태로 신약개발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이번 올리타 사태로 신약의 의지를 꺾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죠.

저는 반대의견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기업의 이윤이 중요할까요?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한 말에 동의합니다.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다. 정부가 기업의 이윤을 앞세울 게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살펴야 한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올리타정에 따른 사망자가 3명, 중대한 이상약물반응이 29건에 이르렀습니다. 사망자는 2015년 12월 29일(75세), 2016년 3월 23일(57세), 2016년 6월 28일(54세) 등 3명입니다.

이 이후 식약처의 대응이 수상합니다. 식약처는 이같은 보도가 나간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올리타정과 관련된 사망건은 1건이라며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냈었죠.

권 의원실 담당 비서관은 “식약처가 자꾸 무언가를 숨기려고 하는 것 같다”며 “한미약품을 두둔하려는 움직임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의원실에 제공한 환자 사망 사례와 식약처가 공개한 사망 사례의 임상 환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의원실에 보충자료를 제공하기 이전에 언론에 해명자료를 먼저 뿌렸죠. 게다가 식약처가 이미 의원실에 제공한 올리타정에 의한 사망 사례에 대한 최종 인과관계 판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의원이 황당해 한다고 합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베링거인겔하임이 이미 지난 8월 올무티닙의 글로벌 임상 2상 중단 결정 사실을 공개하며 한미약품과 식약처 간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 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죠. 의원들 말처럼 식약처는 무엇을 숨기려는 걸까요, 아니면 한미약품과 무슨 거래가 있었을까요?

주군 위해 충성? or 자신 영전 위해 오버?

주군을 위해 과잉 충성한 경우도 있었죠. 지난 9월 2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심정근 aT 홍보실장이 국감 전날인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에 대한 옹호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김 장관은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해 지방 국립대에 진학했고 더욱 열심히 공부해 행정고시에, 그것도 최연소로 합격했다. 평생을 성실하게 살았고 순수함과 열정으로 일했으며 맡은 공직에 모든 인생을 걸었다. 김재수라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람의 미래가 거대 야당의 갑질 행태로 짓밟히는 상황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의가 무너지고 있다. 제가 5년간 모신 분의 인격 살인을 분개한다.”

이 내용은 새누리당에서 적은 글로 알려졌으며, 심 실장 또한 “출처를 밝히기 어려우나 글 내용에 공감해 가져온 글”이라고 밝혔죠.

국감 당일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T 홍보실장이 올린 글은 국정감사와 국회에 대한 정면 도전 행위”라며 “김재수 장관은 공사의 사장이 아니다. 공사 입장에서 보면 대변해야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강하게 꾸짖었습니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도 “aT 홍보실장이 공사 사장의 입이냐, 장관의 입이냐. 제가 실장님께 갑질했느냐”고 따졌죠.

심정근 실장의 이번 글을 놓고 심 실장이 심재수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약속받고 이에 보답하려고 국감 앞두고 이런 글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김철민·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T가 심 실장이 농식품부 정책보좌관으로 ‘영전’하기 위해 인사규정을 급하게 바꾼 것 아니냐고도 쏘아붙였습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불과 20일 전 aT가 인사규정을 바꿔 고용휴직을 신설했는데, 이는 심 실장이 농식품부로부터 장관 정책보좌관직을 제의받고 난 직후입니다.

김재수 장관은 심정근 실장이 모신(?) 상사였습니다. 김재수 장관은 2011년 10월 aT 사장에 임명됐고, 심정근 실장은 김재수 장관이 aT 사장으로 재임시절인 2014년 1월 28일자로 팀장에서 실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김 장관은 지난 9월 농식품부장관으로 임명됐습니다.

국민들은 과연 손문기 식약처장과 심정근 aT 홍보실장의 발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질까요?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