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식,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창의적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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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창의적 리더'"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10.15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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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 (88)〉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대한민국은 지금 위기다. 급속한 고령화와 점점 커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 국내외적으로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문제가 얽혀있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때일수록 국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리더’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다. 지난 11일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은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 강연에서 한국의 현실을 지적하며, 우리나라에 필요한 ‘리더’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이사장은 현재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MB정부 시절 부총리와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연세대 총장을 지낸 바 있다.

“앞으로는 ‘창의적 리더’가 필요”

▲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은 한국의 현실을 지적하며 현재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창의적 리더'라고 강조했다. ⓒ 시사오늘

김 이사장은 현재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창의적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국내외적으로 참으로 어려운 여건에 봉착해 있다. 국내적인 상황은 어디가 실마리인가 할 정도로 돌아가는 상황이 아주 유치하다. 국외적인 상황을 보더라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리더’다.

왜 리더가 중요하냐면, 세상의 모든 것이 사람에 의해서 관리되고 좌우되는데, 그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리더’이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는 ‘창의적 리더’가 더욱 필요하다. 창의적 리더는 리더의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면서도 독창성, 차별성과 같은 창의성으로 무장된 리더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국가의 국력과 부는 국민의 창의성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요즘 시대는 창의성으로 무장된 리더를 바란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빨리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유리하다.”

김 이사장은 일본의 노벨상 저력을 ‘오직 하나(only one)'를 중시하는 연구 분위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올해까지 과학 분야 노벨상을 22명이나 배출했다. 내가 예전에 일본 한 과학연구소에 가서 한 간부에게 일본 과학 분야의 저력을 물었더니, ‘남들은 다 1등 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지만 우리를 비롯한 대부분 일본 연구소에서는 1등 보다는 ‘오직 하나(only one)’를 더 중요시 한다‘고 하더라. 이 말이 상당히 중요한 말이다. 1, 2, 3등은 언제든지 뒤집어 질 수 있다. 그러나 오직 하나(only one)는 당분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노벨상 하나 받으려면 30년 넘게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죽기 전에 받는 것 아니겠나. 하나 가지고 깊이 파고 들어간 것이다. 그게 일본의 힘이었다. 한국에도 이런 분위기가 조성돼서 훌륭한 창의적 리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일본은 과학 분야 노벨상 22개나 되지만 한국은 하나도 없다. 노벨상은 위원회를 만든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다. 가만히 나둬야 한다. 엉뚱한 발상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 몇 푼 줘 놓고 감사를 하니 마니 이래서는 노벨상이 나올 수 없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다 알고 있지만 손을 댈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게 문제다.”

“소수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그는 창의성은 누구나 가질 수 있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창의적 영감이 떠오른다고 했다

“창의성은 양치질을 하거나 길을 걷는 도중에 한 순간에 ‘번득’ 떠오른다. 나는 산책을 거의 매일 한다. 산책을 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기 때문이다. 산책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주머니에 있는 수첩에 재빨리 메모를 한다. 그리고 나서 집에서 다시 정리를 하고 메모해 둔다. 이런 과정이 축적되면 좋은 아이디어를 통해서 새로운 많은 것들을 구상할 수 있다.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등 같은 인물들은 창의적 영감을 가지고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특별해서 창의적 영감을 가진 게 아니다. 창의적 영감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된다. 그러면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진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 국민에 대한 신의 우습게 여겨”

▲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은 한국의 현실을 지적하며 현재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창의적 리더'라고 강조했다. ⓒ 시사오늘

김 이사장은 창의적 리더의 조건 9가지를 설명하면서 국가 지도자에게는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즘 한국 국회의원들의 무책임성에 대해 비판했다.

“창의적 리더가 되려면 우선 도덕성과 윤리성에 흠이 있어선 안 된다.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땅위에서 당당한 자세, 자기 분수를 알고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포용성과 신뢰성이다. 특히 국가 지도자에게는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 지도자의 핵심요건은 제일 중요한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 두 번째가 경제를 다스리는 것, 세 번째가 국방이다. 어떻게 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까.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처럼 언행을 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또 요즘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을 보면 너무 실망스러운 말들을 많이 하고 국민에 대한 신의를 정말 우습게 여긴다. 본인들이 말하는 것에 책임을 지려고 하지도 않는다.”

“창의적 리더의 세 번째 조건은 희생과 헌신이다. 리더십은 헌신을 요구하는 자리다. 예전에 김수환 추기경이 나에게 ‘진정한 리더는 하인의 하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을 하더라. 그만큼 리더에게는 ‘헌신’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 다음으로는 넷째 미래지향성과 도전, 다섯째 창의성과 전문성이다. 여섯 번째로는 협동성과 융통성이다. 성공하는 리더는 혼자 뛰지 않는다. 팀플레이어 정신을 잘 구현하는 리더가 성공한다. 일곱 번째는 시간관리와 여유다. 예전에 삼성의 고(故이) 이병철 회장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10분을 잘 쓰면 남들보다 빨리 승진 한다’고 말했다. 5분간 일찍 출근해서 하루 일정을 체크하고 5분 늦게 퇴근하라는 것이다. 즉, 자기 계획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여유롭게 처리하면 이런 것들이 몇 년, 몇 십 년 동안 계속 쌓이면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온다. 이게 ‘10분 정신’이다. 그리고 긍정성과 열정이다. 내가 연세대 총장 시절,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려고 했었다. 양산 통도사 주지 스님을 찾아가서 물었다. ‘왜 이렇게 힘들고 복잡하냐’고. 그랬더니 스님께서 ‘총장님, 원래 세상은 고해(苦海)입니다. 고해를 고해답게 의연하게 헤엄쳐 나갈 줄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후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린다.”

김 이사장은 창의적 리더의 마지막 조건인 ‘삼경(三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는 삼경(三鏡)의 자세다. 세 가지 거울을 품고 살자는 것이다. 얼굴을 보는 동경(銅鏡), 역사를 비추어 오늘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경(史鏡)이다 그리고 사람을 보는 인경(人鏡)을 말했다. 동경(銅鏡)은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자신을 쳐다보면서 늘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사경(史鏡)에 관해서는 한 일화가 있다. MB정부 당시, 내가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을 하고 있었는데, 과학기술부가 폐지됐다. 폐지 전날 당시 안상수 당대표 등이 있는 자리에서 내가 ‘과기부를 없애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왜 하루아침에 그렇게 없애 버리냐. 과학기술은 씨를 뿌리고 시간이 지난 뒤 열매를 맺는 과정이다. 나중에 역사에 책임을 지시라’고 말하고 나와 버렸던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인경(人鏡)은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내가 멘토를 삼을 수 있는 사람을 두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나의 멘토는 나의 아버지다. 아버지는 나에게 항상 겸손하라고 하셨다. 한국에도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하는 창의적 리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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