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김무성 그리고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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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김무성 그리고 지지율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10.16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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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가 대통령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박 대통령과 김 전 대표의 지지율 변화 추이가 거의 비슷한 이유는 두 사람의 지지층이 대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의 50·60대 지지층이 김 전 대표를 함께 지지한다는 것이다. ⓒ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26%로 취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 전 대표의 지지율도 줄곧 하락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4일 발표한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26%를 기록, 지난주보다 3%포인트 더 하락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로 여겨지던 30%의 벽이 확실히 무너진 것을 보여준다. 최근 최순실·K스포츠·미르재단 의혹,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농민 백남기 씨 사망 논란 그리고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 거부 등 여러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하락한 지점은 4.13총선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총선 이전 지지율은 줄곧 40% 초중반에서 30% 후반 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공천파동으로 총선에서 참패하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곧바로 30% 초반대로 하락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다 최근 26%까지 떨어진 것이다.

김 전 대표의 지지율도 4.13총선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갈린다. 총선 이전 김 전 대표의 지지율은 작년 12월 15% 최고치를 찍은 후 줄곧 10% 초중반 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공천파동 당시 리더십 논란과 총선 참패로 지지율은 4월 이후 3~5%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김 전 대표의 지지율 변화 추이가 거의 비슷한 이유는 두 사람의 지지층이 대부분 겹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의 5~60대 지지층이 김 전 대표를 함께 지지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으로 김 전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려하지 않는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10월 당대표가 된 뒤 중국 상하이 기자간담회에서 “정기국회 이후 봇물처럼 터져 나올 개헌 논의를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는 발언 이후 청와대가 반발하자 즉각 ‘사과’ 한 바 있다. 두 달 뒤엔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를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하려다 친박계의 반발에 부딪혀 뜻을 접어야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13일 김 전 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안보 정책 실패를 지적한 것과 관련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과 차별화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지만, 김 전 대표가 박 대통령과 대놓고 각을 세우려 한다고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재 새누리당 지도부는 친박계가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데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이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의 행보는 당분간 박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운영과 지지율 회복을 위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김 전 대표의 행보가 이런 식으로 흐를 경우 차기 대권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차별성 없는 김 전 대표가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된다해도 본선에서 경쟁력을 담보하기 힘들다. 존재감 없는 주자가 대권을 잡은 경우는 없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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