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로 주류기업 '흔들'…목표주가 마저 '하향'
스크롤 이동 상태바
'혼술'로 주류기업 '흔들'…목표주가 마저 '하향'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6.10.17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정용 소비시장 '고속 성장'…회식형 음주문화 집중 주류업체는 '울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혼술’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국내 주류업체들은 ‘회식’형 음주 문화에 유리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탓에 마냥 웃어넘길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뉴시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며 주류업체들이 울상이다. 국내 주류업체들이 ‘회식’형 음주 문화에 유리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탓에 마냥 웃어넘길 수 만은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17일 NH투자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이른바 ‘혼술’로 대표되는 음주 문화의 빠른 변화가 국내 선두업체들에게는 불리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외산 맥주 소비량이 증가하는 등 경쟁 강도가 심화되면서 대표 주류 기업들의 효율성 저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우선 한 연구원은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대표 기업들이 희석식 소주나 레귤러 맥주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혼술로 대표되는 가정용 소비시장이 상대적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는 회당 음용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시도해 보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수 밖에 없어 국내 선두업체들에겐 악재다.

한 연구원은 “혼술 문화로 인해 기존 주류 업체들의 강점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과거 영업사원을 통해 ‘식당용’ 주류를 판매·관리함으로써 진입장벽을 형성했던 주류 기업들이었지만, 현재는 그 힘 마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산 맥주 소비량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단 점도 대표 주류 기업들의 효율성 저하가 우려되는 요인이다. 수입 맥주 소비는 지난 3년간 평균 27% 고속 성장을 거듭한 반면 레귤러 맥주 소비는 평균 1.2% 성장하는 데 그친 바 있다.

한 연구원은 “지난 2년간 다양한 과일 소주, 과즙 맥주 등 니치 브랜드의 등장으로 소비자 입맛의 다양성은 충족시켰으나, 주류 시장의 양적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브랜드가 많아지고 영역이 세분화되면서 경쟁 강도가 심화됐고, 최근 업체 간 가격 할인 경쟁까지 붙다 보니 당분간 (맥주) 가격 인상도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국 주류 산업이 전형적인 과잉 상태에 직면했다는 점도 부정적인 전망을 점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5년간 대표 주류인 소주와 맥주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3.63%와 1.5%에 불과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진 탓에 공급 과잉 문제는 심화되는 추세다.

실제 국내 맥주 생산 능력은 2013년에 이미 소비량의 1.3배 수준이었으며, 롯데칠성의 증설이 내년까지 지속되면서 2018년 기준 약 1.6배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소주 역시 롯데칠성(2015년),  무학(2017년) 등의 증설 소식이 알려지면서, 같은 기간 소비량 대비 생산 능력이 약 1.5배 수준으로 점쳐진다.

한 연구원은 “공급 초과 현상이 지속되다 보니 가동률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주류 시장이 몇 차례 대규모 M&A를 통해 크게 재편된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 기업들의 실적 성장률이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돼,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목표주가(TP)를 각각 2만4000원과 180만 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