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매일 누가 1위? 유업계 매출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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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매일 누가 1위? 유업계 매출이 수상하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10.18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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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우유와 우유 외 매출 따라 업계 순위 '뒤죽박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유가공업계 '막강 파워' 서울우유가 매출에서 79년 만에 매일유업에 1위 자리를 내줬다.하지만 우유와 우유 외 매출에 따라 순위가 뒤죽박죽되는 상황이 벌어져 진정한 업계 1위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 각 사 홈페이지

전체매출은 매일유업 1위 vs. 유가공매출은 서울우유 1위

우유 시장점유율은 서울이 31.8%로 압도적…남양>매일 순

유가공업계 ‘막강 파워’ 서울우유가 매출에서 79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서울우유는 그간 유가공업계의 ‘넘사벽’이었다. 그런 서울우유가 무너졌다(?)는 소식에 유가공업계가 술렁였다.

그런데 그 내막을 살펴보면 무엇인가 수상하다. 유업계 주력제품인 우유와 우유 외 제품의 매출에 따라 업계 순위가 뒤죽박죽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매일유업이 8002억6000만원으로 서울우유(7938억4000만원)를 약 64억원 가량 앞섰다. 남양유업이 6136억5000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서울우유가 1937년 창립이후 79년 만에 선두자릴 빼앗긴 것이다.

그런데 우유와 유제품을 다루는 유가공 사업부문에서의 매출은 다른 수치를 보여준다.

유가공사업에서 서울우유는 6691억원으로, 매일유업의 5105억원보다 무려 1586억원이 많다. 서울우유가 여전히 1위다. 소비자입장에서는 다소 헷갈리는 수치다.

매일유업의 전체 매출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매일유업의 상반기 연결실적은 14개 종속회사들의 연결재무제표를 포함한 것이다. 유아동복업체 제로투세븐이 약 1193억원, 와인판매업체 레뱅드메일과 외식업체 크리스탈제이드코리아, 폴바셋을 운영하는 엠즈씨드 등이 약 1700억원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울우유 조합원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예금과 대출업무 등 신용사업이 전부다. 신용사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고작 250억원이다.

남양유업도 유가공부문 외에 남양에프앤비와 금양흥업, 미래에셋밸런스Q사모증권투자신탁1호 등 3개 뿐이다. 이들의 매출액도 약 115억원에 그친다.

종속기업을 포함한 각 사의 전체매출에서는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 순이다. 하지만 유업계의 주력제품인 유가공 사업부문만을 따지면 여전히 서울우유가 1위, 그 뒤를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뒤따르는 형국이다.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차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유가공업계 중에서는 서울우유의 생산실적이 1위로 나온다.

국내 축산물부문 생산실적을 보면 서울우유가 1조1351억원으로 유가공업체 중 유일하게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식품업계에서 1조원 이상의 생산실적을 올린 기업은 농심, 롯데칠성, CJ제일제당, 서울우유협동조합, 하이트진로, 오리온, 롯데제과 등 7개사 뿐이다.

매일유업은 6898억원으로 서울우유보다 무려 4453억원이나 적다. 3위에 이름을 올린 남양유업(6626억원)보다는 고작 272억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의 7월 조사에서도 서울우유의 우유 시장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여기에서는 매일유업이 남양유업보다도 뒤쳐진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31.8%, 남양유업 16.8%, 매일유업 11.5%를 보인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전년동기 대비 약 0.1% 상승된 반면 매일유업은 도리어 3.6% 하락했다.

유업계의 주력제품은 우유와 유가공이다. 그런데 매일유업은 이 분야만의 실적을 보면 1위 서울우유는 물론 3위인 남양유업에도 바짝 추격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심지어 우유시장 점유율에서는 남양유업에도 뒤처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업다각화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매일유업이 주력 사업인 우유는 뒷전이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하지만 매일유업 측은 "우유기업 중 신제품을 가장 활발하게 출시하는 등 우유사업을 절대 소홀히 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동원F&B의 상황을 살펴보자. 동원F&B는 참치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소와나무'라는 우유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동원F&B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741억원이다. 매일유업의 전체매출액을 훌쩍 뛰어 넘는다.

동원F&B는 유업계가 아니다. 하지만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과연 국민들은 동원F&B를 유업계로 보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렇다. 유업계의 매출실적은 우유와 유가공사업 부문만 따지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면 유업계의 매출 순위는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 순이 맞다.

유업계의 매출 1위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뒤죽박죽이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업계에서는 유업체들이 사업을 다각화하는 만큼 유업계 매출을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지만 종합식품기업이 아닌 유업계로 분류가 된다면 업계 매출을 따질 경우에는 주력제품인 우유와 유가공사업 부문으로 계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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