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외치는 대기업, 뒤에서는 중소기업 기술 '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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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외치는 대기업, 뒤에서는 중소기업 기술 '탈취'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10.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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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울린 LG화학 등 상생경영 강조는 '자가당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협력·상생'을 강조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정작 뒤에서는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현대차 등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한 기업들로 거론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11일 LG화학의 기술 탈취 건이 또 다시 수면 위에 떠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은 "지난 2011년부터 기술 탈취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치한 17건 중 검찰 고발이나 시정 조치가 이뤄진 건은 LG화학을 포함해 2건 뿐"이라며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와 기술 유용 문제를 뿌리뽑을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2013년 배터리 라벨을 제조하는 협력사의 기술 자료를 받아 직접 생산에 나섰다가 지탄을 받은 바 있다. 해당 건은 지난해 5월에서야 과징금 1600만 원, 시정조치, 검찰 고발 등의 처벌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에 의해 화학제품 제조업체 비제이씨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유 의원은 "현대차가 비제이씨로부터 제공받은 기술자료로 직원 석사 논문에 활용하는 한편 산학협력 특허까지 냈다"고 비판했다. 또 현대차가 협력사 오엔씨엔지니어링의 실린더 기술을 다국적기업 SKF에 넘긴 의혹을 제기했다.

현대차는 해당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유 의원은 중소기업 분쟁조정기구에서도 문제를 삼았다는 점을 들며 갑의 횡포가 분명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는 기술 탈취 기업들이 협력사를 위한 다양한 동반성장 활동에 나서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결국 '자가당착(自家撞着)'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 9월 176개 우수기술을 중소·중견기업에 무상으로 이전하는 '기술나눔'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차도 이달 291억 원을 투자해 1450여개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산업혁신 운동' 등을 전개 중이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기업들이 지위를 이용해 협력사들의 기술을 쉽게 편취하려기보다는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R&D 투자를 늘려 자체 기술 확보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꾸짖었다.

또 "만약 협력사 기술이 필요하다면 그에 따른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사회공헌에 나서야 그 의미가 배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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