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반(反) 재벌vs.문재인의 친(親) 재벌, 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유승민의 반(反) 재벌vs.문재인의 친(親) 재벌, 왜?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6.10.21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승민, ‘재벌개혁’ 강조한 '좌클릭' vs. 문재인, 대기업 역할론에 힘실은 ‘우클릭’ 행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윤슬기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대권잠룡들이 ‘경제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성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유승민 의원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론과 다른 시선으로 ‘재벌’을 바라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승민 의원은 국가 성장을 위한 ‘재벌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대기업 필요성을 강조하며 친(親)대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대권잠룡들이 ‘경제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성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유승민 의원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론과 다른 시선으로 ‘재벌’을 바라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뉴시스

“외연확장 위한 ‘우클릭’ 행보…야권 내 비판 높아”

가장 최근 ‘국민성장’을 주창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존 당론과 달리 ‘친(親)재벌’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의 창립준비 심포지엄 자리에서 ‘재벌지배구조 개편’이 ‘국민성장론’의 대표 과제라고 표명했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3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삼성, 현대, LG, SK 등 대기업 경제연구소장들을 초대해 간담회를 열고, 대‧중소기업 상생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문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재벌, 대기업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기업’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 특히 경제 성장에서 대기업 역할을 강조하면서 기존 ‘반(反)재벌’ 이미지가 아닌 ‘친(親)재벌’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간담회 뒤 문 전 대표는 “이런 행보가 외연 확장이나 중도라고 말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게 실용적인 태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우클릭’ 행보를 바라보는 야권 내 시선은 곱지 않다.

앞서 문 전 대표가 “‘국민성장론’의 핵심으로 경제 성장의 혜택이 재벌 등 소수에만 가지 말고 국민 모두에 골고루 분배돼야 한다”고 주창했던 것과 대비대기 때문이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더민주 대선후보 중 가장 앞선 문 후보가 4대 기업 경제연구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재벌을 개혁한 최초 대통령,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이 되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를 꺾는 참모들”이라며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에서는 대기업이 자의든 타의든 미르‧K스포츠재단 관계로 전경련의 해체가 거론되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라며 간담회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의 ‘우클릭’ 경제 행보와 관련해 21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민주당의 핵심 당직자는 “기존 문 전 대표의 행보와 정반대라는 반응은 조금 확대 해석된 것”이라며 “싱크탱크 발족 당시에도 말했듯 재벌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생각에는 달라짐이 없다. 다만, 내년 대선에서 경제이슈가 중요한 만큼 적극적인 경제 행보를 보여주기 위한 전문가들과의 만남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재벌개혁을 통한 혁신성장’이 저성장에서 벗어날 해법…‘좌클릭’ 행보”

반면, 여권의 유력 대권 잠룡인 유승민 의원은 ‘혁신성장’에 방점을 찍으며 ‘재벌개혁’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법인세인상’, ‘재벌개혁’ 등 야권의 주장을 대폭 수용한 경제관을 피력했다.

유 의원의 경제분야 ‘좌클릭’ 행보는 ‘강연정치’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유 의원은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경제성장과 경제정의’ 강의에서 “그동안 야권에서 주장해온 ‘공정, 포용적, 소득주도, 임금주도 성장’ 등에 대해 비판해왔다”며 “역대 정부마다 진보, 보수 구분 없이 단기 부양책을 많이 썼는데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성장전략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혁신을 통한 성장만이 유일한 성장 해법”이며 “재벌이 시장지배하며 골목상권까지 침해하는 구조로는 혁신성장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혁신성장론’을 화두로 제시했다. 특히 ‘재벌개혁을 통한 혁신성장’이 저성장에서 벗어날 해법이라는 발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와 차별화를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성장의 함수관계 중 자본(K), 노동력(L), 총요소생산성(T) 중 ‘총요소생산성’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본, 노동부문에서의 생산성 혁신은 한계에 직면한 만큼, 정치권 차원에서 △과학 △기술혁신 △연구개발 등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유 의원은 ‘법인세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야권과 입장을 같이 했다.

그는 “지금 조세 수준으로는 ‘중부담, 중복지’를 실현하기 힘들다”며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를 감세하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찬성한다”고 말하며 법인세 인상에 찬성해 당론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 의원의 경제분야 '우클릭' 행보에 대해 이날 <시사오늘>과 통화한 새누리당의 당직자는 “사실 우리 경제가 대기업 중심이라는 것을 유승민 의원이 모를리 없지 않겠냐”며 “유 의원이 반(反)재벌의 입장이라기 보다 장기적인 경제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중‧소기업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