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파문 결말]상처입은 문재인, 몸 푸는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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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파문 결말]상처입은 문재인, 몸 푸는 안희정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10.23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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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대화록, 지난 대선서 변수작용
문재인, 전화위복인가 치명상입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파문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북한과 내통’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여권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타깃은 현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그런데 이번 파문을 보며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사건이 있다. 바로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터졌던 ‘NLL 대화록 논란’이다. 야권의 판정승으로 끝났지만 대선에 변수로 작용했던 이 논란이 비추어, 송민순 회고록 파문의 결말 시나리오를 짚어봤다.

▲ 지난 NLL 대화록 논란 당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유출한 혐의를 받은 정문헌 전 새누리당 의원은 천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노 대통령께서는 포기라는 말씀을 한번도 쓰지 않으셨다”고 말했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NLL 대화록 논란의 최종 결말이 야권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는 근거들이다. 사진은 지난 2013년 검찰에 출석하는 정 전 의원. ⓒ뉴시스

북풍이 역풍으로…문재인 독주가도

지난 NLL 대화록 논란 당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유출한 혐의를 받은 정문헌 전 새누리당 의원은 천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노 대통령께서는 포기라는 말씀을 한번도 쓰지 않으셨다”고 말했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NLL 대화록 논란의 최종 결말이 야권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는 근거들이다.

NLL 대화록 논란은 이번 송민순 회고록 사건과 얼개가 흡사하다. 국민들에게 전해지는 충격과 신선함이 떨어졌다. 게다가 지난 사건이 해프닝에 가깝게 매조지 된 사실도 알려지면서 오히려 정치공세라는 반발을 산다.

또한 북풍 자체의 힘이 약해진 것은 이미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송민순 회고록 사건이 터진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향곡선을 계속 그리고,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락(急落)하지 않음이 이를 증명한다. 결국 새누리당은 정당지지율마저 흔들리며 문 전 대표의 입지를 더욱 굳혀준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지난 2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송민순 회고록 파문은)철지난 정치공세”라며 “국민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온 줄 모르고 북한만 가져다 붙이면 자신들(새누리)에게 표를 줄거라 생각하다간 역풍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 지난 NLL 대화록 논란에서 진실공방과 소모전 끝에, 훨씬 더 많은 상처를 입은 것은 야권이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터진 이 사건은 야권에는 데미지를, 여권에는 뭉칠 수 있는 명분을 선사했다.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인해 또 다시 공세의 주도권을 잃었다. 같은 야권인 국민의당마저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뉴시스

상처 입은 문재인, 몸 푸는 구원투수

지난 NLL 대화록 논란에서 진실공방과 소모전 끝에, 훨씬 더 많은 상처를 입은 것은 야권이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터진 이 사건은 야권에는 데미지를, 여권에는 뭉칠 수 있는 명분을 선사했다. 지금도 야권은 이 당시를 전후로 만들어진 ‘종북’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던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승리로 이끈 요소 중 하나인 ‘보수대연합’의 형성은, 대화록 파문으로 촉발된 참여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한 반감이 중요한 매개가 됐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최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원래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으려고 했던 내가 마음을 바꾼 것은 당시 터졌던 NLL 대화록 논란과 같은 안보 이슈 때문"이라며 "정치를 떠나 안보 때문에 보수정권의 집권을 지지한 이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정적으로 대화록 논란 당시 야권의 대응이 여러 사람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함으로서, 명쾌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남겼다. 이는 ‘사초실종’이라는 새로운 이슈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동안 꾸준히 득점을 한 것은 새누리당이었다.

상황은 또다시 유사하게 흘러간다. 문 전 대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인해 공세의 주도권을 잃었다. 같은 야권인 국민의당마저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결국 송민순 회고록으로 촉발된 ‘문재인 흠집내기’는 일단 성공을 거둔듯 보여진다. NLL 대화록 논란에 이어 송민순 회고록 파문은 19대 대선에 또다시 중요변수로 작용했다. 치명상을 입은 문 전 대표 대신 야권은 구원투수를 찾는다. 마침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 더불어민주당은 대권주자 풍년을 맞은 상태다.

여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의 미숙한 대응이 여권에게 공세의 빌미를 주고 있다”며 “만약 이번 (송민순 회고록)파문이 더 크게 번진다면, 친노 주류도 후보교체를 고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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