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외관'만 공개한 현대차…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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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 '외관'만 공개한 현대차…왜?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10.25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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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성능' 의구심만 증폭시킨 미디어 설명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현대자동차는 내달 출시를 앞둔 신형 그랜저의 티저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 모델 '그랜저'의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자신감'만 넘쳐보이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신형 그랜저(IG)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비공개로 가졌다. 이날 행사는 현대차의 철저한 보안 아래 진행된 탓에 참석했던 기자들은 실물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는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은 만큼 맛보기 격으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일정 부분 덜어주고, 기대감을 더욱 배가시키고자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 행사 취지는 충분히 납득이 된다.

하지만 현대차가 시장의 기대감을 지나치게 의식, 경계한 탓인지 말 그대로 외관만 공개했을 뿐, 상세 제원(스펙)은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특히 행사 내내 외관 디자인과 첨단 안전 기능들에 대한 설명에만 지나치게 치중함으로써, 오히려 신형 그랜저의 동력 성능에 대한 의구심만 남기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때문에 질의응답 시간에는 신형 그랜저의 성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우선 신형 그랜저에 탑재된 세타2 엔진이 기아차 K7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 측은 기아차 K7과 IG에 들어간 엔진은 대동소이하지만 연비는 3~4%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운전자의 운전 습관에 따라 3~4%의 연비 차이는 크게 체감할 수 없는 범위라는 점에서 사실상 성능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했다.

이 외에도 민감한 사안일 수 있는 세타2 엔진 품질 논란을 비롯해 전동식 조향장치 선택에 있어 R-MDPS(랙 구동식)가 아닌 C-MDPS(컬럼 구동식)를 적용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기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들이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들이 아니었을까 미루어 볼 때, 현대차가 이번 행사에서 디자인 측면에서의 '혁신', '진보'만을 보여주는 데 너무 급급하지 않았나 싶다.

분명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은 뛰어나다. 지금까지의 현대차 디자인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도 한층 세련된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감성을 충족시켜 주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들의 선전에 조금씩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는 점에서 신형 그랜저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점도 이해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속 알맹이에 대한 큰 변화 없이 기존의 우려를 그대로 갖고 있는 듯한 모습에서 자신감이 두드러진 만큼 초조함도 묻어나 보였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차가 아직 모든 패를 다 보여주지 않은 상황에서 신형 그랜저에 대한 우려가 기자 개인의 지나친 기우일 수도 있다.

다만 6세대 그랜저가 앞서 밝힌 우려들을 말끔히 덜어줄 수 있는 진정한 '구원투수'이기를 바랄 뿐이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통해 예전의 위상을 되찾길 바란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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