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와 의리 그리고 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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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와 의리 그리고 추종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10.28 20: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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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리한 정략성 발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최순실 파문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전례 없는 국정농단 게이트에 많은 국민들이 패닉에 빠진 상태다. 결정적 증거를 내밀며 보도를 시작한 〈JTBC〉를 필두로, 거의 모든 언론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충격을 취재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전격적으로 특검을 수용키로 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몇몇 친박 의원들의 납득키 어려운 ‘무작정 옹호’가 빈축을 사고 있다. 이 대표는 “나도 친구 얘기를 듣는다”고 발언했다가, 내부에선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특히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발언이 화제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최순실 게이트를 비교하며 "이 사안의 중대성을 보면 이것 역시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지인인 최 씨에게 물어봤고, 문 전 대표는 주적인 김정일에게 물어봤다. 박 대통령은 즉각 사과했지만, 문 전 대표는 지금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친박계에서도 강성으로 손꼽힌다. 각종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선봉에 나서서 야권을 비판해왔다. 김 의원의 이번 발언도 사실 그간의 행적에 비추어 보면 일관성이 있는 셈이다. 혹자는 ‘의리있다’고 평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 김 의원의 발언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들의 공분(公憤) 상태가 심상치 않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폭락 중이고, 최순실 게이트는 모든 이슈를 집어삼킬 만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정계의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정치사에 손에 꼽을 만큼 심각한 사건”이라고 평했다.

게다가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의 입시부정까지 연관돼 있다. 국기문란은 휘발성이 큰 정무 이슈지만, 입시부정은 십 년을 간다는 ‘병역비리’와 같은 수준의 생활 밀착형 스캔들이다. 이러한 사안들이 함께 터지며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김 의원이 정략적인 발언을 하기엔 적절한 소재가 아니었다.

소위 ‘물타기’라고도 불리는 본질 흐리기와 프레임 전환 시도는 정치권에서 흔한 전략이다. 그리고 실제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특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발언은 국민들의 심정과는 너무 멀어 보인다.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할 때, 다른 이의 잘못도 있다고 들고 나오는 모습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까. 의리와 추종은 구분돼야 한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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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 2016-11-04 19:05:33
박근혜를 둘러싸고 국정농단 옹호한것에 대해 사과하고 입닥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