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자의 까칠뉴스]무학소주, 정말 이래도 됩니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 기자의 까칠뉴스]무학소주, 정말 이래도 됩니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10.29 12: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서와 뒷돈·시장교란·소비자 무시·끼워팔기 의혹…지역소주 1등의 '무소불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무학소주가 각종 의혹과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무학 홈페이지

부산을 대표하는 소주 업체인 무학소주가 각종 의혹과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예전 소주에 빈번한 이물질 검출에도 무책임한 태도로 소비자들의 분통을 사는가하면, 인기 소주제품에 편승해 일반 소주제품을 끼워팔기 한 의혹에 휩싸이며 빈축을 산 적이 있었는데요.

급기야 최근에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등 타사 소주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으며 일부 상인들에게 대가성 뒷돈을 줬다는 불공정거래 의혹에 곤욕을 치르고 있죠. 이 과정에서 지역 판매상인들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한 무학소주로 인해 매출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무학소주가 상인들을 상대로 한 갑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애주가인 저로서도 선택권을 침해한 무학소주에 화가 나는데요. 무학소주의 무리한 영업방식은 이미 관련업계에 소문이 파다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죠. 하지만 업계간 무리한 싸움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러운 마음에 속앓이만 해 왔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입니다.

무학소주가 왜 이럴까요? 왜 이런 무리수 영업을 할까요? 일각에서는 매출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 그럼 이번 무학소주의 ‘각서’와 ‘뒷돈’에 대한 내막부터 살펴볼까요.

때는 지난 8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부산 자갈치시장 상인회인 부산어패류처리조합은 무학소주 측으로부터 외부 LED광고판에 무학소주의 광고비용 명목으로 총 1억원을 받았답니다. 이 과정에서 시장내 횟집 27곳과 ‘향후 2년간 경쟁사인 진로와 롯데주류의 소주를 판매하지 않겠다. 계약 사실을 위반할 경우 협찬 공사비와 본 점포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불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았다네요.

광고비로 받은 1억원 중 5000만원은 자갈치 시장 건물의 전기시설 및 배관시설 개선공사비용으로, 나머지 5000만원은 해당 횟집에 170만~270만원씩 현금으로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횟집에 전달된 돈은 무학소주 직원이 추석 직전 자갈치 시장을 방문해 직접 전달했다네요.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자갈치 시장 일대 상인들이 “무학소주가 상인들을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고 원성을 퍼붓고 있답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주며 시장을 교란하는데 화가 날 수밖에요.

시장 질서를 흔드는 무학소주의 이같은 무리한 계약에 대해 시장조합 측과 무학 측의 입장이 상반되고 있는데요.

조합 측은 “조합과 무학 누가 먼저 각서를 요구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회피했고, 무학 측은 “조합 측이 고마움의 표시로 자의적으로 각서를 만들어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누구 말이 옳을까요? 아마 당사자들 밖에는 모를 것입니다.

무학 측은 또 “상인들이 각서를 어긴다고 해도 (제공된 돈을) 내놓으라고 강제할 수도 없다”면서 “(계약 당시) 타사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은 한마디도 언급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 상인들에게 나눠준 현금 5000만원의 출처 파악이 안 될 뿐더라 사전에 보고 받은 적도 없다. 일선 영업차원에서 논의 없이 이뤄진 일”이라고 해명하면서 꼬리자르기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각서에 대한 내용이 알려지자 경쟁사인 진로 측도 2억원 상당의 광고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주류시장 행태입니다.

무학소주는 앞서 지난해에는 끼워팔기 의혹 논란도 일었죠. 지난해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 열풍으로 소주칵테일 붐이 폭발적으로 일자, 무학에서도 과일소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출시했고, 시장 반응도 뜨거웠죠. 경상도 지역 뿐아니라 전국에서 판매가 대단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서울지방주류도매협회가 회원사에게 무학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판매하면서 일반 ‘좋은데이’를 끼워서 팔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공문을 보냅니다. 무학이 수도권 도매상들에게 좋은데이를 끼워 받으라고 요구한다는 잇따른 제보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이런 무학의 끼워팔기 의혹에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도 주시했죠.

이에 무학 측은 “컬러시리즈의 인기가 급상승하다보니 일부제품이 공급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제품이 대신 전달되거나 물건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서 생긴 오해”라면서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게다가 무학이 수도권에 물류센터가 있음에도 도매상들에게 직접 배송을 하지 않고 도매상들의 자차로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직접 수령하도록 한 것도 문제가 됐었죠. 고스란히 도매상들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자차방식으로 인해 도매상들의 불만이 높았습니다.

쉽게 말해 ‘필요하면 네가 알아서 가져가라’는 식인 거죠. 잘 팔리니 배짱장사 하는 것입니다.

무학소주에서는 별의별 이물질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물질도 문제지만 특히 심각한 것은 이후 소비자 대응입니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11년 7월에 ‘화이트’ 소주병에서 담배꽁초와 이쑤시개가 발견됐고, 8월에는 ‘내용물 없는 소주’가 나와 신뢰에 금이 갔죠. 그해 10월에는 소주병 바닥에서 흰색과 검은색의 침전물이 나왔는데, 이를 모르고 마신 김 모씨가 다음날 복통과 설사, 두드러기 증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일이 발생했었는데요.

이후 무학 측의 대처가 이해가 가질 않아요. 김 씨는 식당 주인에게 항의했고, 식당 주인은 서비스센터에 상항을 설명했는데, 몇 시간 후 현장에 나온 직원은 상황파악만 하고 급히 돌아갔다네요. 사과나 어떤 조치도 없이. 왜? 라고 다들 물음표를 던질 것입니다. 이틀 후 무학은 조사결과 이물질은 먼지와 참기름이었다면서 해당 소주 교환과 병원비 치료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김씨는 특별한 보상을 받을 생각은 없었다고 밝히면서 무학의 ‘나 몰라라’ 식 대응에 격분해 ‘불량소주, 불량 양심’을 고발하기 위해 언론에 알렸다고 합니다.

김 씨는 “무학에 항의를 하자 별다른 일이 아니라는 듯한 반응을 나타낸 것은 물론 오히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리더라도 제보자만 피곤해 질 수 있다는 말을 했다”며 분개했습니다. 이건 무슨 상황 인거죠? 언론에 제보하면 피곤해질 것이다? 해당 지역에서 1등 업체라는 자만심이 불러온 무소불위 행동인가요?

2010년 11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습니다. 경남 창원에 사는 한 소비자가 좋은데이를 마신 후에 7번이나 설사를 하다 병원신세를 졌는데, 무학 측은 “최종적으로 직장측(무학) 문제로 판명되지 않았다”는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무학소주의 사전에는 ‘사과’가 없나봅니다.

무학은 부산 경남의 대표적인 소주로 이 지역에서는 굳건한 왕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등은 소비자들이 만들어준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앉으니 이제는 소비자가 안보이나 보네요.

현재 무학소주 홈페이지 메인에는 자랑하듯 ‘좋은소식 수상내역’이라며 팝업창으로 떠 있는데요. 2015국가고객만족도(NCSI) 소주부문 1위, 2016 국가 소비자중심 브랜드 대상(NCDB) 소주부문 1위, 2016 대한민국주류대상 소주부문 Best of Best 선정 등 입니다.

무학은 수상내역을 소개하면서 ‘많은 사랑에 보답하는 좋은데이가 되겠습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보답이 ‘불공정행위로 인한 시장교란’, ‘책임회피’, ‘갑질’, ‘끼워팔기’, ‘소비자 무시’인지요?

최순실 파일을 단독보도하며 주목 받고 있는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가 보도국 직원에게 지난 25일 보낸 이메일 편지가 생각나네요.

“겸손하고 자중하고 또 겸손하고 자중합시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