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책임지지 않는 엘리트들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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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책임지지 않는 엘리트들 '눈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1.08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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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재계·언론계, 국민 정서 부합하는 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정치권·재계·언론계 등 사회 각 분야의 엘리트들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국민들의 눈총을 사는 모양새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당사자들인 만큼,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모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여전히' 미소 짓는 박근혜, 내려놓지 않는 친박

▲ 8일 국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라는 피켓을 든 야당 의원들 사이를 웃음을 지으며 빠져나가고 있다 ⓒ 뉴시스

국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원성을 사고 있는 사회 엘리트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지난 두 차례 대국민사과에서 책임 회피성 발언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수용에도 민심 수습은 요원한 모양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국민들을 되레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주말에는 주최 추산 20만여 명이 넘는 인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 운집해 그의 퇴진을 외치기도 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여전히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눈치라는 것이다. 그는 8일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회동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신 미소를 띤 모습을 보여, 현장 취재진들이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 역시 무책임으로 일관해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당 안팎서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비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지난 7일 당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으면서 "박 대통령과 시너지를 내서 대권창출에 큰 힘이 되겠다는 판단이 이정현 대표 당선의 주된 원인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통령이 그 신뢰를 잃었다"며 "(이 대표가) 어떻게든 직을 유지하려는 모습에 국민들의 분노가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질타했다.

'아직도' 변명하는 재계, "재벌은 피해자 아닌 공범"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지는 엘리트 재벌 대기업들은 '우리도 피해자'라는 변명으로 책임을 면피하고자 하면서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경영권 승계 편의, 광복절 특별사면 등 현 정권으로부터 대가를 받은 정황이 있음에도 삼성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등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대기업들이 안일한 입장만 내놓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회원들이 삼성을 처벌하라는 내용의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뉴시스

경제민주화넷은 8일 시국선언문을 내고 "재벌은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해체하고 재벌도 바꿔야 한다"며 정경유착에 대해 날 선 발언을 했다.

서울시립대 교수 100여 명도 시국선언을 통해 "우리나라의 대표적 재벌 기업들이 최순실 모녀에게 베푼 전폭적인 지원과 각종 특혜는 부패한 집단이 철저하게 상호부조 관계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성역 없는 수사로 위법 내지 범법 사실이 드러난다면 관련자를 전원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해당 기업들에게 법적인 책임 추궁이 있지 않겠느냐.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국민들의 실망감이 크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측면에서 사과 입장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낙인찍기 동조한 일부언론, 책임 문제없나

언론계 내부에서도 과거 행적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일부 언론들이 도마 위에 오른 눈치다. 특히 현 정권이 초반부터 CJ그룹을 '좌파기업'으로 낙인찍고 각종 압력을 가했다는 증언이 최근 나와, 이에 발맞춰 관련 기사를 보도했던 A사(社)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A사는 박근혜 정부 초기 '좌파 문화계 대변해온 CJ'라는 제목의 비판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전(前) CJ그룹 핵심 관계자가 박근혜 정권이 '좌파' 낙인을 찍었음을 폭로하면서, A사는 사실상 청와대의 낙인찍기에 동조한 모양새가 됐다.

전 CJ 핵심 관계자는 지난 7일자 <연합뉴스>를 통해 "이번 정권이 들어설 때부터 타깃이 CJ라는 소문이 있었다. 좌파라서 그렇다기에 그룹 내부에서 그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며 "현 정권이 CJ에 해도 해도 너무했다.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도 압력이 계속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8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 원로 언론인은 "합리적인 근거 없이 단순히 현 정권의 기조에 맞춰 특정 기업에 부정적인 기사를 보도한 셈"이라며 "책임감 있는 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을 강제로 통제하고 소외시키기 힘들 때 엘리트 집단이 선전이라는 방법을 동원한다'는 노암 촘스키의 말을 소개하면서 "언론이 특정 엘리트 집단이 바라는 조작된 선전수법의 수족이 돼선 안 될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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