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빅3' 실적]뒷걸음질…그 속을 들여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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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빅3' 실적]뒷걸음질…그 속을 들여다 보니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11.08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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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영업이익 무려 61.5% 감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 CI ⓒ각사

국내 제약업계 ‘빅3’로 불리는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이 지난 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연구개발비(R&D) 비용이 증가한 데다 기술수출 계약 파기 및 임상 중단 등의 악재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영업이익은 137억66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1.5% 감소했다. 매출액도 2197억2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줄었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는 R&D 투자와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파기에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3분기 연구개발비로 매출의 19.4%를 차지하는 426억원을 지출했다. 제약업계 연구개발비는 평균적으로 10% 내외에 불과하다. 

또한 지난해 3분기는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폐암 신약 올무티닙의 기술수출과 관련해 계약금 5000만 달러(약 600억원)가 유입된 시기였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이 지난달 계약을 해지하면서 기술수출료 매출이 발생하지 않게 됐다.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약품 매출도 약가인하 정책 등 현지 요인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한 2억5533만 위안(약 429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3분기에도 매출 1위를 차지했지만 수익성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3596억67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3분기 영업이익은 159억490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8%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46억11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3.6% 줄었다. 

유한양행도 R&D 비용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올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늘어난 223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신약개발에 따른 연구개발비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광고비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하락했다”며 “4분기에도 연구개발비를 늘릴 예정이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3분기 3275억7800만원이라는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성장한 수치다. 이는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와 전문의약품 실적 증가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나란히 줄었다. 녹십자 3분기 영업이익은 345억8600만원, 당기순이익은 229억27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2%, 60.4% 감소했다. 녹십자 역시 R&D 비용 증가가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녹십자는 3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39% 늘어난 약 300억원을 R&D에 지출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연구개발비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으며 지난해 3분기 일동제약 주식 처분으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던 만큼 역기저 효과가 나타나 순이익이 줄었다”며 “일부 이월된 독감백신 국내 매출이 4분기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회복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R&D 투자비용이 늘어남에도 단기간에 성과로 연결되기 어려운 만큼 각 제약업체의 실적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유한양행은 지난달 27일 기술 수출을 추진해온 퇴행성 디스크 치료 신약개발을 중단했다. 지난 2009년 공동개발 및 상업화를 위해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퇴행성디스크치료제(YH14618)를 도입했지만 임상2상에서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부터 진행된 녹십자의 ‘그린진에프’ 미국 임상 3상 시험도 지난 13일 중단됐다. 희귀질환 특성상 환자 모집이 어려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에 비해 사업성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성공이나 기술 수출이 쉽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는 수익성 측면에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며 “지속성장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멈출 수는 없는 만큼 효율적인 집행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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