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재오 얘기에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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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재오 얘기에 귀 기울여야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6.11.09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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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오 전 의원은 서로 대립하는 사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협력, 시너지 효과를 낸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1월 이재오 전 의원은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원내대표에 당선된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이재오 전 의원이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세력이었던 터라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심할 것이라는 예상이 컸다. 오월동주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는 훈기가 돌았다. 특히 그 시절 한나라당이 역대 가장 막강했다는 평가가 지금까지 나오고 있다. 당시 당 회의에서 박근혜 대표가 이재오 원내대표에게 “원내대표님이 알아서 잘 해주시길 바랍니다”라며 깊은 신뢰감을 비쳤던 게 지금도 기억 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이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11월 초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한나라당 중 제일 재미있는 한나라당이었지. 박근혜 대통령하고 나하고 두 사람이 할 때가”라고 그 시절을 회상했다.

▲ 이재오 전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통령은 이 전 의원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뉴시스

이런 이 전 의원은 8일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하야 압박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과 관련, “이승만 정권의 퇴진은 2월28일 대구시내 고등학생들의 반독재투쟁에서 4월26일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까지 57일간의 치열하고 거국적인 반독재 민주주의 투쟁에서 얻어진 것”이라며 “독재정권은 스스로 퇴진하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그는 또 “박근혜 독재정권을 그대로 둘 것이냐 아니냐는 권력투쟁에 여념이 없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권에 달린 것이 아니고 오직 국민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현재 하야 여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이 전 의원의 전망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이 이승만 전 대통령처럼 국민 손에 의해 끌어내려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와 대통령 본인에게 좋지 않다.

이제 박 대통령은 10년 전처럼 이 전 의원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그렇게 하는 게 박 대통령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제게 있고, 이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 공정하게 검찰의 수사를 받을 것이며, 법원이 죄가 있다고 판결하면 감옥에 들어가는 등 형벌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박 대통령이 이렇게 선언한다면 그 자체로 대한민국 헌정사에 한 획을 긋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담대하게 물러난 경우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역사는 박 대통령의 이런 결단을 높이 평가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박 대통령에게 힘이 실릴 것이다. 반면 야당의 힘은 급격히 빠지게 될 것이다.

지금 박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할 때다. 박 대통령의 애국심을 기대해본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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