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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국민들의 ‘대통령 탄핵과 하야’ 요구는 정당”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91)>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
2016년 11월 09일 (수) 윤슬기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윤슬기 기자)

야권의 유력 대선잠룡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는 민주주의에 대한 명확한 주관과 소신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자신의 발간한 책에서도 추상적인 정책 나열 대신, 구체적인 정책비전을 담아냈다. 지난 8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서 안 지사는 이에 더해, 충청남도를 넘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정치적 포부도 들려줬다.

특히 이날 강연에선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확고한 민주주의적 소신을 가진 그가 왜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어떤 마음으로 현 정국을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 지난 8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서도 안 지사가 충청남도를 넘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지 그의 정치 포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시사오늘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시스템”

안희정 충남 도지사는 최근 광화문 촛불집회를 보며 정치인으로서 느낀 감정을 이야기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최근 많은 국민여러분들이 거리에 나와 계신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시위, 집회도 있었지만 최근 광화문 촛불시위를 보며 정치인으로서 2가지 감정을 느꼈다. 우선 정치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자 정당인으로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사회의 갈등과 문제를 의회와 정당이 ‘정치’로서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이 직접 거리에 나와야 하는 현실이 너무 죄송스럽다. 송구한 마음과 함께 드는 생각은 역시 ‘역사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생각에 숙연해진다. 헌법을 제정한 이래로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역사를 정(定)위치 시켰던 사람은 바로 국민이었다. 민주주의 가장 기본인 선거와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 권력에 대해 부마항쟁 등 수많은 투쟁이 5.18로 이어져 독재시대를 막아냈고, 결국 4.19 혁명을 통해 독재 권력이 무너졌다. 이후 오늘날 촛불시위까지 민주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생각을 거듭 깨닫게 됐다. 아울러 민주주의라는 체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시스템이라는 것도 분명하게 알게 됐다.”

“‘인치‧법치‧협치‧자치’는 민주주의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4가지 원리”

이어 그는 민주주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4가지 원리를 설명했다.

   
▲ 지난 8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서도 안 지사가 충청남도를 넘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지 그의 정치 포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시사오늘

“민주주의 체제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4가지 원리가 필요하다. 첫째는 좋은 리더십 영역인 ‘인치’이고, 둘째는 공정한 제도와 규칙인 ‘법치’이다. 사실 민주주의는 인치와 법치 이 두 영역만 잘 지켜져도 수준이 상당히 올라간다.

그러나 현재 그리고 미래의 민주주의를 위해 ‘협치’와 ‘자치’의 영역도 요구받고 있다. 현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그동안 우리 역사는 좋은 리더십을 갖춘 민주주의 지도자도 가져보지 못했다. ‘법치’ 또한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면서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신뢰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치와 자치’의 영역이 더 필요하다는 것은 과도한 요구다. 그러나 더 나은 민주주의로 발전하기 위해선 나머지 ‘협치’와 ‘자치’의 영역이 필요하다. 4가지 구성 요소가 민주주의를 완성해내는 원리라고 믿고 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앞선 정권들에 대한 비판을 덧붙였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리더십 요소는 실질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해 전혀 이해가 안 된 것이다. 지난 9년간 인치의 영역은 전혀 민주주의 원리에 입각해서 행사되지 않았다. 민주주의 핵심은 정치인의 개인기로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규칙으로 통치하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법치’의 영역도 공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광화문에서 분출되는 시민들의 분노는 단순히 ‘최순실 게이트’라는 사건 때문에 나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무엇보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국민과 ‘소통’이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은 국민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자신의 지도력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9년간 철저히 이 기능은 정지됐다. 여론은 대통령의 독선과 인위적인 언론의 개입에 의해서 철저히 왜곡됐다. 시민들의 분노는 언론을 통해 여론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권력엘리트들의 기고만장함이 만든 것이다. 현재 민주주의 리더십은 보편적으로 국민들이 요구하는 정의와 상식을 배반한 것으로 그 결과가 광장의 촛불로 일어나고 있어 정치인으로서 한없는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 양극화, 불평등한 기회, 불공정한 법치를 바로 세우지 않는 이상 광화문 광장의 촛불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국민의 대통령 탄핵, 하야 요구는 정당…그러나 비용을 최소화시켜 문제를 풀어야”

안희정 지사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며, 문제의 본질을 짚었다.

“우선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박근혜 대통령이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국회를 다녀간 것만 보더라도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국민이 느끼고 있는 좌절과 분노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 박 대통령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정말로 국정을 걱정한다면 국회를 방문해 김병준 책임총리제 카드를 사실상 철회하고 국회에 총리추천권을 넘기는 수준으로 말하면 안 된다. 이는 국회와 핑퐁게임을 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씻을 수 없는 불신을 당해 일을 못하게 된 만큼, 국가를 정말로 생각한다면 국회 지도자들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상의하고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부탁을 해야 한다. 지금 이 상태가 지속되면 국민이 치러야 할 비용과 고통이 얼마나 클지 걱정이다.”

“국민들이 광장에서 대통령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하야’나 ‘탄핵’을 이야기 하지 않는 이유는 현재 진행되는 모든 과정 속에서 소모되는 비용을 어떻게든 최소화시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보장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방법이 국가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인지도 생각해야한다. 그것이 나는 대통령이 2선으로 물러나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을 견디는 것이고, 국회 지도자들은 대통령의 공백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삶과 연결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정당과 국회 지도자들이 대통령의 공백상태를 실질적으로 채워야 한다. 내가 하야나 탄핵을 직접 말하지 않더라도, 국민들은 내가 노력하는 것에 대해 칭찬해주실 것이다.”

“결국은 민주주의로 해결”

   
▲ 지난 8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서도 안 지사가 충청남도를 넘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지, 그의 정치 포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시사오늘

또한 안 지사는 현재 우리 민주주의 위기는 결국은 민주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모든 문제의 해결은 ‘민주주의’로 귀결된다. 법과 제도를 엄격하고 원칙적으로 운영해 공정성을 확보하고, 동등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민주주의 리더십과 법과 제도의 집행을 통해 이뤄야 한다. 민주주의 리더십을 위해 ‘좋은 인치제도’와 ‘정치문화와 행태’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법치’의 영역도 법과 제도가 효율적이고 정의로운 방식으로 모두에게 이익을 보장해야한다. 또한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도 ‘협치와 자치’로 올라서야 한다. 공공과 시장의 영역, 정부와 민간의 영역에 대해 높은 수준의 협치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의 영역에서 제도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비효율성, 시장의 필배, 개인의 이기심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위험해지고 비효율적인 나라가 될 것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마지막 요소가 바로 ‘자치’다. 구체적으로 ‘자치’를 위해선 지방정부가 지역개발에 대한 결정과 투자를 직접 집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현장에 있는 지방정부가 스스로 필요한 예산을 집행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과거 중앙집권 국가체제는 부국강병을 위해 최적화 된 것이지만, 현재 이미 세계화된 시민과 시장은 기존의 중앙집권체제로 대응할 수 없다. 민주주의가 지향하고 있는 21세기 새로운 민주주의 체제인 자치분권의 나라로 나아가야 한다.”

한편 안 지사는 지방자치를 위한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지방정부의 재원은 굉장히 복잡한 계산에 의해서 배분이 된다. 사실 충청남도 도지사로서 100가지 일을 하고 있다면, 100가지 중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20%도 안 된다. 나머지 80%는 상위 법령에 의해서 하달되는 식이다. 이는 기관위임과 단체위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기관위임은 장관이 도지사한테 직접 명령을 하는 것이고 단체유임은 충남 의회가 조례를 만들어 스스로 할 여지를 좀 준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기관유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일괄적인 세목 변경을 통한 방법 보다는 지방에 대한 교부세를 대폭 늘리고 재량권을 지방에 넘겨 궁극적으로 지방자치를 좀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 지난 8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서도 안 지사가 충청남도를 넘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지 그의 정치 포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시사오늘

“어떠한 권력에 굴하지 않는 ‘법과 제도, 정의’에 의해 작동되는 사회 만들겠다”

대선 도전을 천명한 바 있는 안 지사는 4가지 민주주의 요소에 입각한 자신의 정책 비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광화문 촛불은 30년 전의 촛불이고 시민항쟁의 촛불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끊임없는 촛불이다. 따라서 정치인으로서 국가, 돈, 사회적 명예 등 그 어떠한 권력에 굴하지 않고 ‘법과 제도’ 그리고 ‘정의’에 입각해 원리원칙에 의해 작동되는 사회로 만들겠다. 그 누구도 기회의 불공정성 때문에 ‘흙수저와 금수저’를 이야기하지 않는 떳떳한 나라를 만들고 협업과 자치분권의 나라로 이행해 지난 20세기 낡은 정치로부터 벗어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정치인에게 공정성과 법적 정의를 지켜내는 일은 대단한 모험이고 도전이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해내지 못한 이 과제를 민주당 집권을 통해 도전할 것이다. 국민의 주인이 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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