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진 연길 국제투자무역 박람회 위원장
“연길, 한-중 IT산업 특구로 만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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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진 연길 국제투자무역 박람회 위원장
“연길, 한-중 IT산업 특구로 만들 터”
  • 이아람 기자
  • 승인 2010.08.17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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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비즈니스 가교 역할…세금혜택 등 각종 지원 연길 2년뒤 IT메카 자신

선도적인 마인드로 한국과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세상이 좁게 느껴질 만큼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활동을 하느라 눈코틀새 없이 바쁜 유대진 ‘중국 연길 국제투자무역 박람회’ 준비위원장겸 연길시 IT 유치 관리위원회 회장을 연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글로벌 인재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달리, 유 위원장은 정감있고 편안한 인상에 소박하고 겸손한 말투로 인터뷰에 임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스타일이었다.

‘중국 연길 국제투자무역 박람회’ 준비위원장으로 한·중 교류에 기여

- 다양한 직책과 업무로 무척 바쁘시다고 들었는데 최근의 근황은 어떻습니까?

“요즘은 ‘중국 연길, 두만강 지역 국제투자무역 박람회’ 준비위원장으로 무척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 박람회는 올해가 6회째입니다. 연변은 조선족 자치정부거든요. 지금 750만 명이 해외동포라고 얘기하는데 정작 한민족의 자치정부를 가지고 있는 곳은 오직 여기밖에 없어요. 중국 다른 지역에는 ‘자치향’은 한 두 군데 있는데, ‘향’은 우리나라로 얘기하면 ‘리’나 ‘동’ 정도의 소규모입니다.

그에 비해 자치정부가 있는 곳은 이곳밖에 없습니다.연변은 220만 인구에 6개 시와 2개 현(군)을 가지고 있고 그 중심 도시인 주도가 연길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우리 민족의 자치정부가 있는 중심이 연길이기에, 이 박람회를 해외에 있는 한인 동포 기업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려고 할 때 이왕이면 언어가 통하고, 음식이 같고, 문화가 같은 조선족 자치정부가 있는 이곳에 온다면 실패할 확률도 훨씬 적고, 일하기도 쉽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박람회 준비는 물론 한국 기업과 해외에 있는 한인 기업들의 유치에 정열을 쏟고 있고 있습니다."

- 원래는 미국으로 이민가서 방송국 앵커로도 활동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계기로 중국에 정착하시게 된 겁니까?

“중국에는 2006년 1월에 왔습니다. 예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상공회의소 회장을 3년째 하고 있을 때 연길시 조철학 시장이 길림성 성장하고 스탠포드대학을 방문하고 떠나면서 나를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연길이 어딘지도 모를 때였습니다. ‘중국동포가 있는 시의 시장이 온다고 하니 만나보면 재미있는 얘기를 들을 수 있겠구나’ 하며 별 부담 없이 만났죠. 그런데 조 시장께서 ‘연길에 한번 방문해서 협력방안을 모색해 보자’고 얘기하더라고요.

이후 당시 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국제 무역 박람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많은 중소기업들이 참여했는데 2005년에 연길에 있는 기업의 참가 신청이 왔죠. 그래서 중국동포기업도 우리나라 기업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중국연길에서 온 6개 기업의 부스를 무료로 제공해주고 참가하도록 했죠. 그런데 중국기업들이 부스사용료를 모두 상공회의소 찬조금으로 내놓고 가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상호호혜적인 개방적 마인드와 동포애로 시작된 중국과의 인연 
 

 
- 결국 상호호혜적인 개방적 마인드와 동포애 원칙이 중국과 비즈니스의 단초가 된 것이군요.


“네, 그런 셈입니다. 박람회에 참석한 중국연길의 조 시장과 당 서기가 와서 ‘우리가 이렇게 또 방문했으니, 연길에 꼭 한번 와 달라. 그리고 경제개발구와 샌프란시스코 상공회의소가 자매결연을 맺자’고 해서 그 박람회장에서 MOU체결을 했죠.

그래서 임원들 10명하고 백두산 관광도 할 겸해서 중국연길에 갔죠. 그런데 이곳에 와서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4박5일 동안 있으면서 여기에 살아있는 인심, 내가 시골에서 살았을 때 느꼈던 정을 느꼈죠. 시 요직을 보니까 60%넘게 조선족이었어요. 내가 알지 못한 곳이라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연길시 조철학 시장 등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으로 중국 비즈니스 시작

 - 그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 중국과 구체적인 비즈니스를 엮어오게 됐는지요?

"다시 돌아가 생각해보니 이곳은 정도 있고 발전가능성도 있어서 투자를 목적으로 자주 들리다가 어느 날 연길시와 도문시에서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도문시에서 해외통상대사를, 연길시에서는 발전방향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연길시와는 관광산업, IT발전, 한국기업 유치 등을 모색하게 됐죠. 이런 과정에서 연길 시장과 당 서기가 ‘여기 연길에 와서 IT발전과 연길 무역 박람회에  힘써 달라’고 요청해서 지금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유 위원장은 1992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방송국 앵커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하다 월드옥타 샌프란시스코지회 창립회원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상공회의소에서 활동하면서 중국과 인연이 닿았고, 2005년 연길시와 샌프란시스코 상공회의소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연길시가 그에게 국제박람회 주최를 의뢰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박람회 성과에 만족한 연길시 정부가 그에게 초청 공무원인 경제 개발구(경제특구) 주임조리 (부시장급)와 연길시 IT밸리 유치 관리 위원회 회장 책임을 맡기면서 그는 2006년 연길에 정착했다.지난 2월에는 그에게 연길시 영예시민(중국 영주권에 버금가는 제도)증을 수여하는 정부의 문건이 내려졌고, 8월 28일 그에게 영예시민증 수여식이 거행된다고 한다.

다양한 지원으로 한국 굴지의 IT기업을 비롯한 유수의 기업들 유치

- 해외업체가 연길 IT밸리에 입주할 경우 어떠한 혜택이 지원되고 있습니까?

“2007년도부터 연길을 IT산업신도시로 만드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연길이 새로 탄생해 IT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길림성에서 연길을 한·중 IT 산업도시 특구로 지정했습니다. 현재 연길에는 150여개의 IT 기업들이 있고 연길 경제개발구 ‘연길시 IT밸리’에는 29개 기업이 있습니다.

대표업체로는 네이버, 심플렉스, 카페24, 아사달 등이 입주해 있습니다. 이들 기업들에게는 임대료 반을 지원해 주는 혜택은 물론 기업이 딴 신경을 안 쓰고 일만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이외도 영업허가나 시정부의 각종 세금혜택 등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3년 4개월 만에 연길에 한국, 일본 등의 국가로부터 60여 개 기업을 유치했습니다. 앞으로 2년뒤에 연길은 전중국, 아니 전세계에서도 인정해주는 IT 도시로 거듭 날것이라고 봅니다.  150만 ㎡의 IT 신도시 건설과 10만 ㎡의 IT신청사가 바로 올해부터 건설되어 한국 기업이나 외국기업들에게 더 많은 지원이 가능해질거라 믿기에 발전 속도가 가중 될 것입니다."

한·중 모두 이익이 되는 윈-윈 모델과 향후 남북한 왕래의 교두보

- 연길에 한국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 어떤 관점에서 한·중 양국의 상호 이익이 증가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는 중국정부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 조선족자치정부가 성장하면 한국입장에서도 엄청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기업이 와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을 하면 자동적으로 양쪽이 좋은 것입니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많은 한국의 기업들을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지 고민했으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고, 도울 수만 있다면 그것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조선족자치정부가 사는 길은 한국기업이 잘되어 이곳도 활성화되는 것이고, 또한 남북한이 자유왕래가 되거나 통일이 됐을 때에는 연변이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입니다.”

단지 비즈니스 차원만이 아닌 한민족의 공동체적인 관점에서 한국과 중국의 조선족, 그리고 향후 통일 한국의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힘주어 강조하는 모습에서 그의 진솔한 마음과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한·중 문화권 공유, 연길시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우수한 인재 등의 장점을 가진 연길

- 연길이 다른 중국지역에 비해서 한국기업이 진출하기에 유리한 조건은 무엇입니까?

“연길은 58%의 조선족과 42%의 한족으로 구성된 조선족 자치주의 주도입니다. 실시간으로 한국의 방송과 인터넷 컨텐츠를 즐기며 같은 문화원에서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젊은 조선족 동포인재들이 풍부합니다.

한국어와 중국어 2개 국어는 기본으로 구사가 가능하며 한·중 문화권을 공유하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중국문화나 중국어를 모르는 상황에서도 한국기업이 진출하기에 용이한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연길시 정부의 전폭적인 기업 유치전략과 연변대학, 연변과학기술대학 등이 있어서 우수한 인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진출의 교두보로써 더 많은 한국기업들이 연길에 관심을 가져야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와 중국진출을 계획하는 한국 기업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한국 기업이 기술력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다른 큰 도시보다 오히려 연변이 유리합니다. 언어와 문화 면에서도 다른 어떤 중국지역보다 유리합니다. 또한 양국간에 또는 연변조선족과 한국정부 어느 도시든 기관, 협회가 됐든 서로 상호호혜적인 관점에서 협력과 제휴로 발전이 이뤄진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몇 년간 더 이곳에서 이런 일들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있는 관련기업과 해당 부서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중국 속의 또 다른 한국인 연길을 발판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중국으로 뻗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저 역시 이를 위해서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많은 한국기업들이 준비 없이 중국에 의욕만 가지고 진출했다가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충돌로 실패를 거듭하는 사례가 많다. 그에 비한다면 유 위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한·중 문화와 언어, 인재의 공통분모가 교차하는 연길은 여러 면에서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에 유리한 점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한·중 발전의 지렛대 같은 존재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유 위원장의 힘찬 도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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